무선인터넷 업로드 속도경쟁 후끈

인터넷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서해안으로 여행을 떠난 대학생 A씨.바닷가에서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즉석에서 블로그와 인터넷 카페에 올린다.

예전 같으면 PC방이나 집에서 PC로 작업해야 했지만 무선인터넷 속도가 빨라져 휴대폰만으로도 충분하다.

앞으로 3세대 이동통신 기술이 한단계 더 진화하면 이런 장면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게 된다.

모바일 UCC(사용자제작콘텐츠) 시대가 활짝 열리는 것이다.

모바일 UCC는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UCC가 이동통신과 결합된 것이다.

휴대폰으로 촬영한 동영상과 사진을 현장에서 원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거나 내려받아 이용하는 서비스다.

이동통신회사들은 최근 UCC 콘텐츠를 보다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도록 무선인터넷 속도 향상에 공을 들이고 있다.

또 판도라TV 같은 인기 UCC 사이트와 손을 잡거나 독자적인 모바일 UCC 서비스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사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생산해 공유하는 '웹2.0'이 모바일 세상에서 구현되는 '모바일 2.0'시대가 빠르게 다가올 전망이다.

SK텔레콤과 KTF는 최근 3세대 이동통신의 속도 업그레이드 경쟁에 들어갔다.

SK텔레콤의 '3G+',KTF의 '쇼' 등 기존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서비스보다 업로드(올리기) 속도가 빠른 고속상향패킷접속(HSUPA)망 구축을 본격화한 것이다.

SK텔레콤이 2009년에 HSUPA 전국 서비스를 하겠다고 발표하자 KTF는 이보다 6개월 빠른 내년 2분기 중 전국망을 구축하겠다며 기선제압에 나섰다.

HSUPA는 현재 서비스 중인 HSDPA의 약점인 업로드 속도를 개선한 기술이다.

다운로드(내려받기) 속도는 같지만 업로드 속도는 HSUPA가 3배 정도 빠르다.

HSUPA의 이론상 업로드 속도는 1초당 최고 5.76메가비트(Mbps)나 된다.

1메가바이트(MB)짜리 사진을 보내는 데 1.4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따라서 대용량 데이터도 고속으로 보낼 수 있다.

KTF는 우선 서울 부산 등 광역시에서 USB모뎀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

오는 10월엔 수도권과 광역시로 서비스를 확대한다.

업로드 속도는 일단 1.45Mbps를 제공한 뒤 내년 1분기 수도권과 광역시에서 최고 5.76Mbps로 높일 계획이다.

내년 2분기엔 전국 군 단위까지 커버하는 전국 서비스에 들어간다.

SK텔레콤도 이달 중 부산을 시작으로 HSUPA망 구축에 나선다.

내년에 전국 23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2009년에는 84개시로 확대해 전국 서비스에 나설 방침이다.

HSUPA가 본격화되면 UCC 동영상이나 사진 등을 블로그에 올리기 위해 PC방을 찾을 필요가 없다.

휴대폰으로 현장에서 찍어 바로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UCC기반의 개인 방송도 가능해진다.

다만 HSUPA 전용 휴대폰은 올 연말쯤 나오기 때문에 휴대폰 기반의 모바일UCC 서비스는 내년에 본격화될 전망이다.

KT가 제공하는 휴대인터넷 와이브로는 지금도 업로드 속도가 빨라 모바일 UCC 서비스에 안성맞춤이다.

이론상 업로드 속도는 최고 4Mbps이며 현재 1.2Mbps 정도가 나온다.

다만 서비스 지역이 서울과 수도권 일부 대학으로 좁다는 게 단점이다.

이동통신사들은 지금까지 인기 UCC 사이트와 제휴해 무선인터넷으로 동영상을 서비스하는 데 주력해 왔다.

하지만 HSUPA망 구축에 맞춰 이용자가 휴대폰으로 UCC 동영상을 만들어 공유하는 모바일 UCC 서비스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부터 멀티미디어 서비스 준(JUNE)을 통해 UCC 동영상을 서비스 중이다.

판도라TV,아우라,엠엔캐스트,디오데오,프리챌Q,엠군,엠박스,TV팟 등 8개 전문 UCC 사이트의 동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 초 10만명 수준이던 월 이용자 수는 최근 25만명으로 늘었다.

SK텔레콤은 앞으로 이용자가 UCC를 쉽게 편집하고 공유할 수 있는 UCC포털을 개설할 계획이다.

또 개인방송과 광고 등 다양한 UCC 기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KTF도 현재 전문 사이트의 UCC동영상을 서비스하고 있다.

KTF는 특히 국내 최초로 개인이 창작한 음악 UCC를 자유롭게 등록하고 거래할 수 있는 '도시락 별곡'서비스를 선보였다.

아마추어 뮤지션의 음원을 MP3파일뿐 아니라 벨소리나 컬러링으로도 내려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KTF 관계자는 "HSUPA 도입에 맞춰 모바일 UCC와 메신저,여러 명의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3차원 게임 등 빠른 업로드 속도가 필요한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도 와이브로를 이용한 모바일 UCC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와이브로 이용자들은 전용 웹사이트에서 모바일 UCC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다.

KT는 UCC 대학생 기자단과 UCC 교통리포터도 운영한다.

이들은 대학생활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와 실시간 교통정보를 동영상으로 촬연해 와이브로망을 통해 제공한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