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그랜저급'으로 불리는 준대형 세단 시장이 앞으로 3년간 지속적으로 격화될 전망이다.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재 현대차[005380]의 그랜저와 르노삼성의 SM7이 경쟁하고 있는 국내 준대형 세단 시장에 오는 2010년까지 다른 3개 완성차 업체도 잇따라 뛰어든다.

그동안 준대형 시장은 '그랜저급'이라는 말처럼 그랜저가 독식하다시피 해왔다.

지난해 국내 준대형 세단(영업용 포함) 시장 규모는 전체 승용차 시장의 11%에 해당하는 10만2천234대였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2005년 그랜저는 전체 준대형 세단 판매의 74.1%, 2006년 83.0%를 차지했으며,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84.8%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5개 완성차 업체가 준대형 세단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경쟁체제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기아차[000270]는 내년말 출시를 목표로 준대형 세단 VG(프로젝트명)를 개발중이다.

이를 위해 기아차는 올해 50억원을 비롯해 2009년까지 관련 시설.설비투자비 619억원을 책정해놓은 상태다.

VG는 '즐겁고 활력을 주는'이라는 기아차의 캐치프레이즈에 맞게 '럭셔리 스포티 세단'을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M대우는 오는 2009년께 준대형 세단을 출시한다.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였던 대형 세단 L4X를 내년 8월 선보이는데 이어 준대형 세단을 내놓음으로써 고급차 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GM대우 관계자는 "준대형차 시장의 경우 현재 월 1만대 가량 판매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더 커질 것"이라며 "이는 국내 소비자들이 큰 차를 선호하는 데다, 고객들의 초기 부담을 대폭 줄인 새로운 할부나 리스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쌍용차[003620]는 중장기 계획에 따라 체어맨에 국한돼 있던 세단을 다양한 차급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 가운데 그랜저 등과 견줄 수 있는 준대형 세단도 포함돼 있다는 게 쌍용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쌍용차의 준대형 세단은 아직까지 베일에 가려져있으나, 늦어도 2010년까지는 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또한 SM7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르노삼성의 노력도 주목된다.

SM7이 지난 2004년 12월 출시됐다는 점에서 멀지 않은 시점에 어떤 형태로든 변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르노삼성은 내년 중 SM7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