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들이 광고 모델로 맹활약하고 있다.

음식료품 광고에 주로 등장했던 개그맨들이 은행 카드 등 금융과 패션 광고에서도 인기 모델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짧은 시간에 소비자에게 기업의 신뢰도나 제품의 장점을 전달하는 게 목적인 광고에서 친숙한 개그맨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는 것.일부 개그맨은 재치 넘치는 유머 감각에 철저한 자기관리로 모델 섭외 리스트의 상단에 랭크돼 있다.

최근 방송 중인 신한금융그룹 광고에는 탤런트 이영애와 함께 개그맨 유재석이 등장한다.

유재석의 발탁은 파격에 가깝다는 게 광고업계의 시각.고객의 신뢰가 생명인 업종 특성상 광고 모델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연예인이나 국위를 선양한 운동 선수,예술인 등이 등장하는 게 당연시돼 왔기 때문이다.

이 광고는 지난해 '백상 예술대상' 시상식 자리에서 일어난 수상 소감 에피소드를 소재로 삼아 시청자에게 광고를 보는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지는 금융회사의 이미지를 신선하면서도 친근하게 전달하기 위해 유재석을 모델로 기용한 전략은 성공적이란 평가다.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인기몰이 중인 정준하는 극중 아버지로 출연하는 이순재와 함께 LG카드 모델로 등장한다.

영화를 보려는 아들에게 할인 카드를 전달하는 액션 넘치는 장면은 정준하의 연기로 빛을 발한다.

개그맨 노홍철은 LG패션 타운젠트 광고에 출연,그동안의 파격적인 의상을 벗어던지고 정장을 입는다.

게임과 음료,인터넷 TV 광고에서도 개그맨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박수홍은 '닌텐도 DS'를 통해 개그맨 광고모델 대열에 합류했다.

영화배우 차태현과 함께 방송국 대기실에서 같이 게임에 열중하는 장면은 광고가 아닌 실제 모습으로 착각할 정도로 생동감이 넘친다.

최근 '죄민수' 캐릭터로 인기를 얻고 있는 개그맨 조원석은 '하나TV' 광고에서 특유의 목소리와 말투로 "하나TV를 원하나"라고 외친다.

조원석은 하나TV 외에 광동제약,러시앤캐시 등의 광고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개그맨들의 인지도가 영화배우나 탤런트 못지않은 데다 소비자들의 거부감도 적고 모델료도 상대적으로 낮아 업체들이 개그맨 기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