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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공장 거점으로 '영토 확장' 나서

2005년 세계 한인무역협회가 선정한 '월드베스트상품대상'에서 한 중견기업의 주력상품인 라디에이터 개스킷이 특별상을 수상했다. 초일류기업으로 뽑힌 삼성전자, 엘지전자 등의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시상대에 오른 화제의 기업은 ㈜대정고분자산업(대표 배덕윤).

고무부품 전문생산업체인 이 회사는 자동차 부품으로 쓰이는 라디에이터 개스킷 부문에서 세계시장의 '톱' 위치에 올라있다. 자체적으로 추정한 시장점유율은 27% 정도. 2004년 200억원이던 매출액은 2005년 300억원으로 훌쩍 뛰어올랐다. 중견기업으로서는 가히 폭발적인 성장세.

1986년 설립돼 이제 21년째를 맞았지만 기술력만큼은 초일류급이다. 세계 주요 자동차브랜드의 까다로운 제품 관리 규정을 가뿐히 넘어서는 것은 물론 오히려 자체 개발한 독자 기술력으로 선발 해외 기업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대정고분자산업은 현대자동차의 주요 부품 공급사인 한라공조와 협력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다. 배덕윤 대표는 "한라공조와 같은 국내 대기업과의 상생관계가 회사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고 밝혔다. 한라공조의 까다로운 품질 검수와 엄격한 품질관리시스템에 맞춰 제품력을 키우다보니 세계시장에서도 당당히 기술력을 펼칠 정도로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됐다는 것.

㈜대정고분자산업은 지난 4월 중순 미국 미시간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 2위의 자동차부품 전문기업 비스테온(Visteon)사에서 최우수 협력업체상을 수여받기도 했다. 이 회사는 라디에이터 개스킷 외에도 오링(o-ring), 콤프레서 디스크, 부츠(boots), 드레인 호스(drain hose) 등 자동차 공조 및 조향장치 고무부품과 다양한 산업용 고무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 제품들은 자동차산업 외에 반도체 제조와 화학공장, 수입기계, 오일필드기계 등에 두루 쓰이고 있다.

대전과 충남 성환(대정럽텍) 등 국내 두 곳에 생산기지를 갖추고 있는 이 회사는 인도의 첸나이(대정모파즈)를 해외 시장의 거점으로 삼고 현지에 생산 공장을 가동 중이다. 또 최근 중국에 공장을 갖춰 '세계 기지화'라는 경영전략의 틀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 조만간 멕시코와 슬로바키아에도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향후 가격경쟁력과 품질을 더 높이고 생산품목을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공략해야 할 세계 속 영토들이 즐비하다"고 강조하는 배 대표는 "올해의 경영 화두는 신뢰경영과 글로벌경영"이라며 야심찬 각오를 내비쳤다. 좁은 국내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 시장에서 '영토 확장'을 꿈꾸는 '작지만 강한' 기업의 행보가 어떤 달콤한 열매를 맺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