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무현 해양수산부 장관 내정자(56)는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해양수산부에서 보낸 관계의 대표적인 '마린보이'다.

1996년 해양수산부 창설 이래 최낙정 전 장관 이후 해양수산부 출신으로는 두 번째로 장관직에 오른다.

강 내정자는 지난 30년간 문화공보부와 해운항만청에 이어 해양수산부에서 수산정책국장,해운물류국장,국립수산과학원장,차관 등의 주요 보직을 역임하는 등 수산과 해운물류 분야를 두루 꿰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소신이 뚜렷하고 개혁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게 주변의 얘기.해수부 직원들은 "강씨 중에 끈질기지 않은 사람 본 적 있느냐"며 "차관 재직 시절에도 소신과 혁신을 놓고 얘기하면 부처 내에서 따를 사람이 없었다"며 혀를 내두른다.


강 내정자와 임명권자인 노무현 대통령의 인연은 2000년 노 대통령의 해양수산부 장관 재직 시절로 돌아간다.

당시 '노 장관'에게 던져진 숙제는 수협중앙회의 개혁.수협법 개정을 통해 1조1581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수협을 정상화시키는 게 시급한 과제였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해양수산 정책에 대한 종합적인 안목이 필요한 일이었다.

그런 만큼 '노 장관'은 이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할 적임자를 찾아 나섰다.

해수부 직원들은 당시 영국에 국외훈련 파견 중이던 강 내정자를 적임자로 추천했다.

장관으로부터 긴급 호출을 받은 그는 예정보다 두 달 먼저 귀국해 구원투수로 투입됐고 결국 수협 정상화 작업을 마무리지었다. 이어 해운물류 국장을 맡으면서 선박투자회사법을 제정해 선박펀드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또 2004년 10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차관으로 재직하면서 항만노무인력 상용화를 주도,노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


고 최규하 전 대통령 이후 원주 출신 '40년 무장관 시대'를 종식한 강 내정자는 원주대성고 출신이다. 고교 인맥으론 이재만 전 대전지방국세청장과 이주열 한국은행 부총재보 등을 꼽을 수 있다. 1951년생 동갑인 이 전 대전청장과(경영학과)는 연세대학교에도 같이 진학,대학 근처 하숙집까지 같은 곳에서 머물며 인연을 이어갔다. "근면성실한 친구였지만 데모가 많던 시절 시국과 관련한 얘기를 할 때는 열정적으로 변했다"는 게 이 전 청장이 전하는 강 내정자의 젊은날의 초상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강 내정자의 고교 1년 후배로 자주 만나 식사를 같이하는 사이다. 가수 박인희의 '모닥불'과 조용필의 '마도요''모나리자' 등을 작사한 대중가요 작사가 박건호씨도 강 내정자의 고교 동문으로,지속적으로 모임을 가지면서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 김종환 전 합참의장(61)은 원주대성고 선배로 꾸준히 연락하고 있다. 이주흠 외교통상부 외교안보연구원장도 원주 출신의 한 살 위 고향 친구로 막역하다.

연세대 영문과 시절 친구로는 김호상 현대건설 상무와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인 혜원실업의 이천희 대표 등을 강 내정자는 우선 꼽는다. 이들은 대학 시절 강 내정자와 미팅도 같이 나가고 농구도 같이하던 친구들로 지금도 가족모임을 함께 갖는 사이다. 강 내정자가 대학 시절 탤런트 한혜숙씨의 열혈팬이었다는 게 이들의 전언. 장태신 우루과이 대사도 강 내정자의 영문과 동문으로 절친한 사이다.

해양수산부 요직을 두루 거친 이력에 어울리듯 강 내정자의 취미생활은 다름아닌 스킨스쿠버. 2000년 직접 해양수산부 내에 스킨스쿠버 동호회를 만들었다.

지금도 1년에 두세 차례 동호회원들과 스킨스쿠버를 즐긴다. "동해 바다를 특히 좋아하고 스킨스쿠버 실력은 중상급"이라는 게 동호회원들이 전하는 강 내정자의 잠수 실력. 국내는 물론 국제 스킨스쿠버 면허증을 갖고 있는 그는 동호회 내 '최고령' 다이버.차관 재직 시절 직접 제주도 서귀포 인근 바다에 뛰어들어 인공어초의 관리 상태를 확인한 뒤 수화로 물속에서 토론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같은 동호회원인 최장현 해양정책국장과 김영석 여수박람회유치위원회 기획홍보본부장이 대표적인 물놀이 친구다.

해운업계에선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으로부터 해운정책에 관한 조언을 자주 구하고 있다.

인재가 많다고 널리 알려진 행시 22기 동기 중엔 한범덕 행정자치부 제2차관과 사이가 각별하다. 김창순 여성가족부 차관과 산업자원부 김신종 무역위원회 상임위원,재정경제부의 강계두 국고국장,김동수 경제협력국장,김영과 비서실장,건설교통부의 김재균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 지원국장,강팔문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정보통신부의 유필계 정보통신정책본부장,강중협 정부통합전산센터장,환경부 김상일 정책홍보관리실장 등이 행시 동기다. 정계에선 한나라당 김충환,엄호성,최경환 의원과 열린우리당 우제항 의원,정우택 충북도지사가 행시 동기로 인연을 맺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