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19일 마이크로소프트(MS)와 상호 특허사용 계약을 체결하는 등 국내 전자업체들이 세계 전자업계와의 특허 교류 등을 통해 '밀월관계'를 잇따라 강화하고 있다.

이는 업체간의 특허 상호 사용이나 제품 공동 개발 및 생산, 공급 계약 등을 통해 신제품 개발이나 효율성을 강화하고, 특허와 관련된 분쟁을 사전에 제거하는 등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 삼성전자, 세계 업체와 잇단 협력 강화 = 삼성전자와 MS는 이날 삼성의 하드웨어와 MS의 소프트웨어 관련 제품을 포괄하는 제품군에 대한 특허를 상호 사용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삼성전자는 컴퓨터, 셋톱박스, DVD플레이어, 캠코더, TV, 프린터, 생활가전 제품 등 현재와 미래 제품군에 MS의 특허 기술을 이용할 수 있게 됐으며, 삼성전자 제품 판매자와 고객들도 MS의 특허를 삼성전자 제품들에 적용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또 MS는 이번 계약을 통해 현재와 미래의 제품군에 삼성전자의 광범위한 디지털미디어와 컴퓨터 관련 특허 포트폴리오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계약에 따른 효과에 대해 "구체적인 재정적 계약 조건은 비밀로 유지된다"며 "그러나 양사는 각사가 보유한 특허 포트폴리오의 가치에 따른 금전적 보상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또 "IT업계에서 디지털 기술과 하드웨어 부문의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고도의 IT 소프트웨어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MS가 상호 특허를 사용하게 됨으로써 고객에게 더욱 차별화된 기술과 좋은 품질의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선 2005년에는 MS가 북미에 출시한 인기게임 '퍼펙트 다크 제로'에 삼성 로고를 노출시키는 등 그동안 MS와의 협력 관계를 유지, 강화해 왔다.

삼성전자는 또 소니와는 2004년 2조1천억원을 투자해 충남 탕정에 합작사 S-LCD를 설립, 업계 최초로 7세대 LCD 양산에 돌입하고, 그해 말에는 포괄적 상호 특허 사용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소니는 이어 지난 7월에는 S-LCD에 9천억원씩을 추가로 투자해 8세대 아몰퍼스 TFT- LCD 패널의 제조 라인을 공동으로 건설하는 본계약을 체결하는 등 공조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밖에 최근 급증하고 있는 원낸드(OneNAND)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ST마이크로와 원낸드 라이선스 제공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12월에는 ST마이크로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대키로 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지난해 미국에 2천451건의 특허를 등록, 미국내 특허등록 기업 순위가 2005년 5위에서 2위로 무려 3계단 올랐다"며 "최근 잇단 제휴는 삼성전자의 특허 포지션이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이닉스, LG전자 등도 잇단 제휴 =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전자업체들의 해외 업체와의 제휴도 잇따르고 있다.

하이닉스[000660]반도체는 최근 미국의 반도체 회사인 샌디스크사와 양사의 플래시 메모리 제품에 대한 특허 상호 라이선스 및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또 차세대 낸드플래시 기술인 x4 제품을 포함, 메모리 제품 생산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스템 솔루션 판매를 위한 합작사를 설립키로 하고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하이닉스는 성장 잠재력이 큰 x4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게 됐으며, 일본 도시바에 이어 미국 샌디스크사와 특허 상호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특허 분쟁과 같은 불확실성을 제거, 시장 개척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LG전자[066570]는 지난해 2월 도시바와 광스토리지 전 제품에 대한 보유 특허와 기술을 공유하는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 광스토리지 드라이브와 플레이어, 레코더 등의 분야에서 포괄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이에 앞서 2005년에는 북미방식의 디지털방송 원천특허(VSB)를 갖고 있는 미국 자회사인 제니스가 세계 TV업체들과 특허 계약을 맺을 당시 도시바와 가장 먼저 계약을 체결하는 등 공조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 LG필립스LCD[034220]도 지난해 도시바와 'LCD TV에 관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 도시바가 LG필립스LCD 폴란드 법인에 19.9%의 지분을 출자키로 하는 등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aup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