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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의료장비 시대 … 영화 속 상상이 현실로

지난 87년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는 소설가 아이작 아시모프가 쓴 공상과학 소설 '환상의 항해'를 '이너스페이스(Inner Space)'란 영화로 만들었다.

이 영화를 보면 주인공들이 적혈구만한 초소형 잠수정을 타고 혈관 속으로 들어가 레이저 광선으로 암세포를 제거하고 환자 눈물을 통해 몸 밖으로 무사히 빠져 나온다.

타임머신을 타고 시공을 이동하는 것만큼이나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영화 속에서나 상상할 수 있었던 일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ITㆍBTㆍNT 융합기술을 이용해 만든 마이크로 로봇이 환자를 치료하는 시대가 머지않은 것이다.

우리나라도 얼마 전 KIST를 중심으로 알약 모양으로 된 내시경을 삼키면 위장과 소장, 대장을 통과하면서 소화기 내출혈과 염증, 암 등을 찾아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궁극적으로는 영화처럼 병이 있는 부위를 치료할 수 있는 캡슐 형 내시경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영화 같은 꿈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전자ㆍ기계ㆍ물리ㆍ재료공학ㆍ의학적 기술이 총체적으로 발전해야 한다.

현대의학에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 예후 관찰을 위해 의료장비 의존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각종 방사선ㆍ초음파 장비뿐 아니라 수많은 병리검사용 분석ㆍ검사 장비, CT(단층촬영)와 MRI(자기공명영상촬영)기기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의료장비는 우리나라가 세계적 우위를 점하는 IT와 BT가 결합된 분야로, 머지않아 국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분야다.

의학물리ㆍ의공학 분야에서 기술적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산업체를 중심으로 시장도 점점 커지고 있다.

R&D에 열정을 불사르고 있는'하이테크'기업들이 영화 속 상상을 현실로 가능케 하는 첨단 의료장비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미래 성장 동력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의료기기 산업. 국내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조원에 육박하지만 아직 다국적 기업과 해외 선진 의료기기 업체가 3분의 2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국내 업체들의 기술력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구와 투자활동으로 독자 기술을 확보하려는 노력과 업체 간 협력으로 시너지 효과를 높이려는 움직임도 잦아지고 있다.

토종 의료기기 부품제조업체인 (주)프로소닉(대표 한진호 www.prosonic.co.kr)이 최근 미국 바이메드(Vimed)시스템(대표 김진하 박사)과 손잡고 '종합 의료기기 업체'로 변신에 성공했다.

국내 의료기기 시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준비된 글로벌리더 (주)프로소닉의 특별한 경쟁력 속으로 들어가 본다.

지난 16일 의료기기 업체 (주)프로소닉은 동종업계에 빅뉴스를 전했다.

초음파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김진하 박사가 대표로 있는 미국 바이메드(Vimed)시스템에 50억원을 투자하며 종합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키로 한 것. 초음파 진단기 핵심부품 '프로브(Probe)' 생산 분야에서 국내 유일의 특허기술을 보유한 (주)프로소닉은 이번 제휴를 통해 초음파 진단기 부문의 선두기업으로 떠오른다는 각오다.

김진하 박사는 독일의 다국적 의료기업인 시멘스(Siemens) 메디컬 솔루션, 시멘스 메디컬 시스템의 수석부사장과 연구소장을 역임하는 등 국제적 명성을 얻은 초음파 분야의 실력자다.

(주)프로소닉은 초음파 영상 진단기 외에도 디지털 X선 영상진단기, 고밀도측정기, 고집적 초음파 암치료장비(HIFU) 등 고급 의료장비 분야로 가지를 뻗어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또 프로브 관련 사업영역을 확대해 수리서비스를 시작했다.

'프로브'는 의료용 초음파 진단기 중에서도 인체와 직접 접촉하는 탐촉자다.

초음파 진단기의 핵심부품으로 초음파 신호를 발생시켜 인체조직에서 반사된 초음파 신호를 수신, 영상처리신호로 전환하는 장치다.

외형은 단순하지만 물리학, 전자ㆍ기계공학, 재료공학 및 의학 등이 모두 집약된 장치라 최소 1000달러가 넘는 고가 의료부품이다.

(주)프로소닉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문적인 수리시스템을 갖추고 '프로브 전문회사'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시스템의 부품 확보와 프로브 수리기술을 바탕으로 프로브 진단부터 사후 서비스까지 책임지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온ㆍ오프라인 딜러망을 통해 국내시장을 넘어 중국 등 아시아 국가로도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세계 의료용 초음파 프로브 시장은 약 5조원 규모로 매년 7.8%의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유망 분야다.

2000년대 초 (주)프로소닉이 자체 기술로 국산화에 성공하기 전 프로브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었다.

(주)프로소닉은 1990년 설립된 대원전자(주)가 전신이다.

이후 메디슨그룹의 자회사로 귀속되면서 프로브 전문 생산업체로 성장해 2000년 코스닥에 등록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10여 년간 쌓아온 독자 기술력은 해외 선진기업도 '러브콜'을 할 만큼 일취월장 했다.

지난 2002년 말 독일 최대 전자업체 시멘스그룹의 국내투자 유치로 합작법인 초음파기술(주)를 설립했다.

2004년 주 생산시설을 준공한 이후에는 초음파 프로브 전량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시멘스 측이 미국에 있는 프로브 생산기지를 폐쇄하고 글로벌 생산기지를 합작법인으로 옮겨오면서 단일공장 규모면에서 세계 10위에 들 만큼 외형이 커졌다.

이쯤 되고보니 '벤처기업'이란 호칭이 무색할 정도다.

2003년에는 실시간으로 3차원 동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초음파 프로브와 라이브4D 영상획득기술로 특허를 획득,기술력이 더욱 막강해졌다.

인체공학적 초소형 설계로 크기와 무게를 감소시켰고 특수소재로 내구성을 향상시켜 프로브 기술의 진일보를 이뤘다.

현재 인체용, 심장용, 복부용, 혈관 및 미세조직용, 산부인과용 등 초음파 프로브 50여 종을 개발, 생산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의료용 초극세 동축케이블도 생산한다.

(주)프로소닉은 브릭스(BRICsㆍ신흥공업국가인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4개 국가를 중심으로 세계시장 점유율 10% 달성을 향해 뛰고있다.

차세대 프로브인 2D 어레이(Array) 및 C-muT 부문에도 약 30억원의 연구비를 투입하는 등 전력 질주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2005년보다 6.8% 증가한 177억 원을 달성했다.

한편, (주)프로소닉은 지난 6월 대구광역시의 기업육성정책인'스타기업'으로 선정돼 소재지인 대구의 유망 벤처기업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총 24개인 스타기업들은 대구시 차세대 선도산업 기술연구개발 프로그램 참여기회를 제공받고 시 정책자금 저리 융자혜택, 산업단지 분양 신청 시 가산점 부여 등의 혜택을 받는다.

한진호 대표는 "의료복지도시를 추구하는 대구시의 정책지원과 미국 바이메드시스템사 김진하 박사의 기술적 공헌을 발판으로 2013년까지 매출 5000억원의 세계적 종합의료기기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다국적 자본과 세계 최고의 기술이 만난 (주)프로소닉은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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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진호 대표

"무한도전 정신이 세계최고 기술력 원천"

"초음파 프로브의 기술력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초음파시스템 전체의 성능이 좌우됩니다.

의료용 초음파 프로브의 원재료에서 완제품까지 만들어 품질의 안정성과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것은 의료기기뿐만 아니라 의료시장 전체의 발전과도 직결되는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한진호 (주)프로소닉 대표의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맨 몸으로 회사를 일궈 독자기술력을 보유한데다 해외 자본까지 유치해 굴지의 의료부품업체로 성장시켜 세계적인 의료기기업체로의 꿈이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초음파 프로브의 세라믹 가공에서부터 모듈 생성에 이르기까지 탁월한 제품생산능력을 쌓으며 한 계단씩 올라선 17년의 세월. 지금의 독보적인 위치는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사업 초창기에는 연구개발에 너무 많은 돈을 투자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기도했다.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개발에 몰두한 것은 토종 기술력 확보에 대한 사명감과 확신이 그만큼 굳건했기 때문이다.

2002년 독일 시멘스그룹의 투자결정은 한 대표의 고집스런 연구 집념과 도전정신이 빚어낸 결과였다.

"우리 회사의 성장비결은 어찌 보면 단순합니다.

연구개발에 전력을 다하는 것이죠. 이는 첨단 의료장비를 만드는 회사의 기본이기도 하고요."

한 대표는 회사의 연구개발 능력을 높이기 위해 '전 직원의 연구원화'를 모토로 삼았다.

적지 않은 연구개발 인센티브를 책정해 전임직원이 경영 및 연구개발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이를 통해 제품의 품질 및 생산 공정의 개선을 이끌어 낸다.

지난 1월에는 국내외 우수 기술인력 유치와 유망기술 개발을 위해 대구에 의료공학연구소를 설립하기도 했다.

세계 초음파 응용기술의 중심이 되겠다는 포석이다.

한 대표는 "최고급 의료장비 부품을 제조하기 위한 R&D 활동은 종착역이 없다"며 "한국인의 근성과 도전정신, 열정으로 우리 초음파 응용기술의 힘을 세계에 입증해 보이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