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일제히 유럽 전략형 차량을 발표하고 유럽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현대자동차는 6일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Palexpo) 전시장에서 개막된 제77회 제네바 모터쇼에서 준중형 해치백 i30의 신차발표회를 열고 유럽 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C세그먼트(준중형)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i30은 배기량 1.4ℓ,1.6ℓ,2.0ℓ 가솔린 엔진과 1.6ℓ 고마력과 저마력,2.0ℓ 디젤 엔진 등 6가지 모델로 출시된다.

현대·기아차 유럽디자인연구소에서 개발했으며 2008년 말 완공 예정인 현대차 체코공장에서도 생산될 예정이다.

최재국 현대차 국내·해외영업담당 사장은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이 본격 가동된 데 이어 내년 말 현대차 체코 공장이 완공되면 차량 디자인에서 생산까지 모두 유럽에서 이루어진다"며 "현대·기아차의 유럽 현지화 전략이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또 GE와 공동으로 첨단 신소재를 이용해 개발한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컨셉트카 HED-4(카르막)도 함께 공개했다.

카르막(Qarmaq)은 에스키모족이 흙과 고래수염,동물가죽 등으로 지은 집을 의미하는 말로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 차를 만들었음을 뜻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였고 3중 에너지 흡수 구조로 범퍼를 제작,충돌 시 보행자의 부상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기아차는 이날 유럽형 신차 씨드를 기반으로 한 씨드 스포티 왜건 모델과 컨버터블(오픈카) 컨셉트카인 '익씨드(ex_cee'd)'를 선보였다.

익씨드는 현재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컨버터블의 대세가 하드톱(금속재 지붕)인 데 비해 전통적인 방식인 소프트톱(가죽이나 천으로 만든 지붕)을 채택했다.

익씨드의 디자인을 총괄한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부사장은 "소프트톱이야말로 컨버터블의 진정한 가치를 느끼게 해 주는 요소"라며 "정통 컨버터블을 재해석해 익씨드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지난해 말부터 생산하기 시작한 씨드 5도어 해치백 모델에 이어 올해 하반기부터 씨드 스포티 왜건과 3도어 해치백 모델을 차례로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각각 33만1925대와 32만8584대를 유럽시장에 판매했으며 i30과 씨드가 새로 투입되는 올해는 각각 33만5000대와 38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액티언 스포츠의 유럽 출시 행사를 가졌다.

필립 머터우 쌍용차 대표이사는 "액티언 스포츠가 유럽에 판매되면서 올해는 지난해(4만4000대)보다 30% 증가한 물량을 유럽에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네바(스위스)=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