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어느날.직장인 A씨는 기상과 함께 3차원 영상 모니터를 켠다.

앵커가 입체 영상으로 나타나 뉴스와 날씨를 전한다.

A씨는 입고 나갈 옷과 헤어스타일을 미리 3차원 영상으로 비춰본다.

출근 전 몸 상태 체크는 필수.전날 밤 자기 전에 삼켜둔 소형 로봇이 혈압 혈당 상태를 휴대폰 창에 알려준다.

이 휴대폰은 한번 충전으로 2개월 쓸 수 있는 최신형.1개월 뒤에 충전해도 된다는 메시지가 떠 있다.

점심시간.A씨는 짬을 내 인터넷으로 향수를 주문한다.

냄새까지 전송해주는 인터넷 기술 덕에 사무실에서 향기를 맡아보고 구매한다.

퇴근길 자가용 전면 모니터에 '과로상태,주의 운전 요망'이란 경고 메시지가 뜬다.

휴대폰으로 거실 온도와 습도 조절 명령을 내린다.

A씨와 같은 일상생활이 2020년 우리나라에서 현실화될 전망이다.

공상과학(SF) 영화에나 나올 법한 장면을 매일 겪게 된다.

1분 충전으로 2개월 이상 사용할 수 있는 휴대폰,인터넷으로 냄새를 전달하는 기술,초정밀 로봇으로 혈관을 청소하는 의료장비 등.

이런 기술은 단순한 상상이 아니다.

정보통신부가 정보통신연구진흥원과 함께 정보기술분야 전문가 3500명을 대상으로 미래기술 실현 시기 등을 조사한 결과다.

정통부가 27일 발표한 'IT 기술예측 2020'에 따르면 2020년까지 단말기 네트워크 콘텐츠 융합 플랫폼 등 5개 분야에서 미래기술 365개에 대한 수요가 발생하고 이 중 52개 기술이 핵심 기술로 개발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52개 핵심 기술 중 77%가 2011년까지 개발되고 2017년이면 기술적으로 개발이 끝날 것으로 예상됐다.

부문별 개발 시기를 보면 1분 충전으로 2개월 사용할 수 있는 휴대폰 배터리 기술은 2012년에 완전 상용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초고속인터넷망을 통한 냄새 전송은 2015년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기술은 냄새를 디지털 기호로 바꿔 전송하면 받는 사람의 프린터(디지털코)가 인식해 향 카트리지로 냄새를 분사하는 형태를 띤다.

이 기술로 인해 음식 향수 꽃 방향제 등 관련 산업의 마케팅 판도가 180도 달라지게 된다.

혈관청소용 의료로봇은 2018년에 상용화된다.

이 초소형 로봇은 웬만한 크기의 혈관에 침투해 혈관벽에 붙어 있는 찌꺼기를 긁어낼 수 있다.

가족의 건강상태를 감지해 집안의 온도와 습도를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홈네트워크도 실현된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4월 '한국은 공상과학이 현실화되고 있는 나라'라고 보도했다.

이 보도가 13년 후면 또 한번 사실로 입증될지 모른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