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삼륜의 중심은 변호사입니다.

변협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 당선돼 어깨가 무겁습니다."

26일 제44대 대한변호사협회(변협) 회장으로 선출된 이진강 변호사(64·사시5회)는 "2년간의 임기 동안 '재야 법조계의 위상 강화'에 온 힘을 쏟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추천으로 출마한 이 신임 회장은 이날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제44회 정기 총회에서 대의원 206명 중 159표를 얻어 수원지방변호사회의 추천을 받은 강창웅 변호사(62·사시12회)를 112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최근 잇따른 이용훈 대법원장의 발언을 의식한 듯 이 회장은 당선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변호사는 법원의 사법권 독립과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도록 돕는 존재"라며 "따라서 법조 삼륜의 중심축은 변호사이고 현재 어려움에 처한 법조계를 우리가 나서서 이끌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변협 회장으로서 조만간 대법원장,법무부장관,헌법재판소장,검찰총장 등을 방문해 재야 법조계의 뜻을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또한 "공판중심주의로 바뀌려면 변호사의 역할이 중요하며 그러기 위해선 변호사 보수도 시간제 요금 등으로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특히 변호사들의 권익 보호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로스쿨제도에 대해서는 "전임 회장과 마찬가지로 도입 자체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졸업 인원 제한 등 변협의 입장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법률 시장 개방에 관해서도 "개방할 부분은 과감히 개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갖고 단계적으로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비리 변호사 퇴출을 위해 변호사 등록 규정을 강화하는 것에는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비리 판·검사를 변호사 업계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만큼이나 근거 없는 여론에 휩쓸려 직업 선택의 자유가 침해당하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검찰 출신의 이 회장은 서울 휘문고와 고대 법대를 졸업하고 22년간 검찰에 재직하면서 대검 중수1과장,성남지청장을 거친 뒤 1994년 변호사로 개업했으며 서울변호사회 회장(1999~2001년)을 지냈다.

한편 이날 부회장에는 소순무(서울회) 유원석(서울회) 임정수(대전회) 허노목(대구회) 김태우(부산회) 변호사 등 5명이 선출됐고 상임이사에는 김현(총무이사) 이상석(인권이사) 권오창(법제이사) 윤상일(공보이사) 변호사 등 10명이 뽑혔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