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자동차 3사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의 노사가 위기 탈출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자칫하면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탓이다.

미 자동차 3사는 작년 동반적자를 냈다.

1991년 이후 15년 만이다.

포드는 창립 이후 103년 만에 최대인 127억달러라는 기록적인 적자를 냈다.

회계처리 문제로 GM과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적자가 확실하다.

이들 3개사에서 작년에만 줄잡아 10만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이런 우울한 환경에서도 각 공장에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미국 최대 일간지인 USA투데이가 6일자에서 보도했다.

다급한 건 경영 악화의 '주범'으로 몰린 노조다.

미 자동차노조연맹(UAW)의 조합원 수는 1979년 150만명에서 작년엔 57만여명으로 줄었다.

작년 미국에서 생산된 자동차의 27%가 노조 없는 공장에서 만들어졌다.

2002년엔 18%에 불과했었다.

미시간주 랜싱에 있는 GM 그랜드리버 공장은 노사가 따로 없다.

공장장인 필립 키늘은 사무실 문을 열어놓고 산다.

UAW 간부인 마이크 그린은 직원들을 찾아다니며 고충을 듣고 해결하는 데 바쁘다.

이 공장은 5명 안팎으로 구성된 팀장에게 파격적인 권한을 부여했다.

재미있는 것은 팀장 대부분이 노조원들이라는 점.성과는 바로 나타났다.

팀 버트리가 이끄는 팀은 문을 장착하는 데 흠이 생기지 않는 간단한 장비를 고안해 냈다.

이 장비로 연간 1만5000달러가 절약된다.

다른 팀도 머리를 맞대고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나서고 있다.

미시간주 디어본에 있는 포드의 트럭공장은 이미 가격경쟁력이 외국차보다 높다고 자부하는 곳이다.

노사합의로 경비 등 비핵심 업무는 모두 외부에 아웃소싱을 줬다.

1만5000여명의 조합원을 이끄는 저리 설리반 UAW 지부장은 "배가 침몰하면 모두 죽는다"며 "노사가 구분될 수 없다"고 말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의 던디 엔진공장은 2005년 지어졌다.

다른 자동차공장엔 30여가지가 넘는 직책이 있다.

그러나 이 공장엔 엔진 기술자 하나밖에 없다.

엔진 중에서도 정교한 기술이 필요한 엔진블록 헤드 등만 만들 뿐 나머지는 모두 협력업체에 위탁해 놓고 있다.

브루스 커벤트리 공장장은 "고급 기술자 위주로 공장을 구성하는 데는 UAW의 협조가 절대적이었다"며 "UAW의 실용적 리더십이 혁신적인 공장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