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교수외 다른 사람과도 일하고 싶다"

일명 '장하성펀드'로 불리는 라자드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의 운용사인 미국 라자드 애셋 매니지먼트의 아시시 부타니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은 한국에서 장기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타니 회장은 2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라자드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장기투자자이기 때문에 단기차익에는 관심 없으며 코리아펀드와 마찬가지로 한국 시장을 떠나지 않고 끝까지 남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KCGF의 투자주체는 어디까지 라자드라며 투자대상 선정 및 주식 매입.매도시기 등은 라자드가 결정하고 장하성 교수는 정보제공과 자문을 맡고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그는 아울러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투자자들의 이익을 높일 수 있다면 장 교수외에 다른 사람과도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다음은 부타니 회장과의 일문일답.
-- 한국의 기업지배구조 문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 자본시장이 제대로 되려면 무엇보다 기업지배구조가 바로 서야 한다.

은행에 예금을 맡길 때 이자를 준다는 보장이 있어야 하듯이 주식 투자자도 대주주가 자신 뿐만 아니라 모든 주주를 위해서 일한다는 보장이 있어야 자본시장이 발전할 수 있다.

한국 시장은 아시아의 금융 허브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지만 이를 위해선 먼저 투명성과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

아시아에 한국만큼 산업이 다양하고 교육 수준이 높은 나라가 없지만 금융은 제조업에 비해 발전하지 못했다.

-- 한국에서 '장하성 펀드'로 불리는 데.
▲ 장하성 펀드는 틀린 이름이다.

원래부터 이름은 라자드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였고 지금까지 한 번도 이름이 바뀐 적이 없다.

-- 장하성 교수와는 어떤 관계며, 장 교수의 역할은 무엇인가.

▲ 장 교수는 기업지배구조 문제에서 선도적인 인물이다.

또 장 교수는 라자드를 한국에 투자하는 펀드들 중 가장 좋은 펀드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투자자들의 이익을 높일 수 있다면 장 교수 외에 다른 사람들과도 일하기를 원한다.

투자 주체는 라자드고 어떤 주식이 싸며 언제 사고 팔아야 하는 지는 라자드가 결정한다.

장 교수는 기업지배구조 문제에 대한 전문가기 때문에 관련 문제에 대한 정보 제공과 자문을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 종목 선택 과정은.
▲ 담당 펀드매니저 책임이며 규정상 공개할 수 없다.

-- 한국에서 투자한 종목마다 주가가 단기 급등했는데.
▲ 우리는 장기투자자기 때문에 단기차익에는 관심 없다.

한국은 라자드에 큰 기회다.

1984년 최초의 외국인 전용 한국 투자펀드인 '코리아펀드'의 설립해 운용해온 스커드인베스트먼트의 한국 전문가 니콜라스 브래트를 파트너로 영입해왔기 때문에 라자드는 한국 시장에서 치어리더인 동시에 챔피언이 될 수도 있다.

라자드에는 이밖에 도이치뱅크에서 일했던 한국팀 관계자들도 함께 일하고 있는데, 모두 한국 시장에 대한 장기 투자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라자드 KCGF도 코리아펀드와 마찬가지로 한국 시장을 떠나지 않고 끝까지 남아 있을 것이다.

코리아펀드와 다른 점이 있다면 기업지배구조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뿐이다.

-- 라자드가 장기투자자임을 보여주는 지표가 있나.

▲ 주식을 팔고 사는 턴오버 비율이 그러한 지표가 될 수 있을 텐데 라자드는 낮은 편이다.

매매 결정은 펀드매니저가 결정할 일이지만 주식을 사고 팔기 전에 정해진 규정에 따라 충분한 사전 연구가 이뤄지기 때문에 단순히 주가가 올라갔다고 주식을 팔거나 하지는 않는다.

-- 다른 나라에서 유사한 펀드로 성공한 적이 있나.

▲ 중동 지역에 투자하는 다른 종류의 사회책임투자(SRI) 펀드를 운용하고 있지만, 기업지배구조펀드는 한국이 첫 시도다.

-- 한국 시장에 대한 생각은.
▲ 한국은 장기투자에 적합한 시장이다.

특히 최근 장기적인 주식투자 문화가 막 정착하려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동안 외국인들이 한국 비중을 낮추는 동안 한국 투자자들이 공백을 메웠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한국에서 한국 투자자들을 위한 펀드를 만들고 싶다.

한국에서 막 시작한 연기금 시장이 발전하고, 장기투자 문화가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 자본시장통합법에 대해 아는가.

▲ 모른다.

-- 올해 계획은.
▲ 공개할 수 없다.

(뉴욕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