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과연 누가 될 것인가.

이른바 '대안부재론'을 등에 업고 2004년 이후 3연임이 유력시되던 강신호 현 전경련 회장의 가도에 비상등이 켜졌다.

최근 불거져 나온 차남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이 강 회장에게 적지 않은 타격을 주고 있어서다.

코 앞으로 다가온 차기 전경련 회장 선출 구도에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전경련은 오는 25일 월례 회장단 회의를 열고 다음 달로 임기가 끝나는 강신호 회장의 후임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전경련은 회장단 회의를 거쳐 다음 달 9일 정기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뽑게 된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강신호 전경련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보는 이들이 많았었다.

이건희·정몽구·구본무·최태원 회장 등 4대그룹 총수들이 차기 회장직 수락을 모두 고사하고 있는 데다 강 회장 자신이 연임 거부의사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기 때문.

하지만 강신호 회장과 아들인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 간의 동아제약 경영권 경쟁 구도가 최근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강 회장의 아들인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가 강신호 회장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던 유충식 동아제약 부회장 측과 연합,우호지분율을 15% 선까지 끌어올린 것.반면 강 회장 우호세력 지분율은 7% 이하로 낮아져 자칫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도 있는 상황에 놓였다.

동아제약의 경영권 문제가 차기 전경련 회장 선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변수로 떠오른 것.만약 강 회장이 동아제약 경영권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사실상 전경련 회장직을 맡기 어렵다는 얘기다.

때문에 전경련 일각에선 4대그룹 등 유력그룹 총수들의 고사를 전제로 강 회장에 이어 회장단 내 차고령 경영자이면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조석래 효성 회장의 추대 가능성이 흘러나온다.

조 회장은 때마침 미국에서 열린 한미재계회의 한국측 대표를 맡아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가시적인 노력들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자주 참석하면서 대외행보를 넓혀가는 김승연 한화 회장도 차기 회장 후보로 재부상했다.

또 하나의 변수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의중이다.

이 회장이 강 회장을 적극 추대하거나 본인이 차기 회장직을 수락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전경련은 이달 회장단 회의 장소를 삼성 계열사인 신라호텔로 잡았다.

이 회장으로부터 차기 회장직 수락을 이끌어내기 위한 압박용일 수 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