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전무가 삼성전자(52,100 +0.97%)의 국내외 정보기술(IT) 고객사와의 협력 네트워크를 총괄하는 'CCO(Chief Customer Officerㆍ고객담당 최고경영자)'에 임명됐다.

또 홈네트워크·유비쿼터스 등 차세대 기술을 개발하는 디지털솔루션센터는 이기태 부회장이 이끄는 기술총괄에 편입됐다.

삼성전자는 19일 이 같은 내용의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삼성전자는 국내 및 글로벌 주요 고객사와의 협력·제휴 업무를 총괄하는 CCO직을 신설,최근 승진한 이 전무를 임명했다.

삼성전자는 또 권희민 부사장이 맡고 있는 '디지털솔루션센터'를 기술총괄 산하에 편입시켰다.

이 센터는 유비쿼터스 등 미래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곳으로,이번 개편은 올해 '미래 신수종사업 발굴'의 특명을 받은 이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생활가전총괄을 '생활가전사업부'로 축소시켜 최진균 부사장이 이끌도록 했다.

한편 휴대폰과 네트워크사업을 담당하는 정보통신총괄사업부를 서울 본사에서 수원사업장으로 이전키로 했던 계획은 마지막 조율과정에서 취소됐다.


삼성전자 조직개편 … 이재용 전무, 글로벌 IT 인맥 구축하고 신수종사업 발굴 역할 수행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전무가 삼성전자의 'CCO'로 임명되면서 경영 전면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 전무가 새롭게 맡은 'CCO'는 국내외 고객사들과의 제휴 및 협력 네트워크를 총괄하는 자리.인텔 애플컴퓨터 등 세계 유수 IT 기업들과의 제휴관계를 유지하고 새로운 전략 제휴선을 모색하는 게 이 전무에게 주어진 역할이다.

여기에다 주요 IT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미래 신수종사업을 찾는 일도 그의 미션이다.

사실상 삼성전자의 대외 협력업무를 관장하는 '막중한' 지위인 셈이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 전무가 이처럼 막중한 업무를 맡게 됐다는 점에서 향후 삼성의 경영권 승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용 전무의 역할은

이 전무가 새로 맡게 된 'CCO'라는 직책은 국내에서는 생소한 타이틀이다.

삼성전자는 이 직위가 일반 고객을 포함해 해외 대형 거래처,주요 협력사 등과의 관계를 총괄하는 자리라고 설명한다.

이 같은 직책의 성격을 감안할 때 이 전무의 주요 역할은 해외 대형 거래선과의 제휴 및 협력사와의 관계 유지 등 삼성전자의 IT협력 네트워크를 관장하는 일이 될 전망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세계 굴지의 IT기업들과 거래 관계를 맺고 있다.

애플컴퓨터와 델컴퓨터에는 반도체를,소니에는 LCD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그동안 이 같은 거래선 및 협력사와의 관계는 해당 사업부별로 별도로 진행돼 왔다.

하지만 이 전무가 CCO직을 맡음으로써 향후 삼성전자는 주요 IT기업들과 포괄적인 협력관계를 맺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HP 델 등 세계 주요 업체와의 거래에서 삼성전자가 올리는 매출이 10조원에 달한다"며 "개별적인 협력보다는 포괄적인 협력을 통해 삼성전자의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게 이 전무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거래선 확보도 이 전무가 맡을 역할이다.

과거 이 전무는 이건희 회장을 수행하며 세계 주요 IT기업 CEO들을 만나면서 풍부한 인맥을 쌓아왔다.

이런 인맥을 바탕으로 이 전무는 앞으로 삼성전자의 새로운 대형 거래선을 확보하고 나아가 개별 사업에서의 제휴를 모색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의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란 임무도 이 전무에게 주어질 전망이다.

굴지의 전략 파트너들과 끊임없이 만나 이들의 요구를 파악하고 글로벌 업계의 동향을 점검하면서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높일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란 점에서다.

○본격적인 경영 참여 시작

삼성전자는 이 전무가 이끌 CCO조직을 최도석 사장이 이끄는 경영지원총괄 산하가 아닌 별도 조직으로 만들어 윤종용 부회장에게 직접 보고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이 전무는 윤 부회장을 제외한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 별동대를 맡게 됐다.

직급은 전무이지만 사실상 사장급 이상의 역할과 권한을 부여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CCO조직에 각 총괄 및 본사의 우수 인력 50여명을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삼성의 97개 해외 지사 및 법인 등 글로벌 네트워크 조직이 이 전무를 외곽에서 지원토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 전무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전자 부문의 각 계열사 간 업무 조정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만큼 그가 맡은 고객사 총괄 업무가 다른 계열사의 업무와도 밀접한 연관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삼성그룹 제조부문의 주축인 만큼 앞으로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코닝 등 관련 제조업체들은 물론 기타 계열사들 간 업무 조정 역할도 이 전무가 자연스럽게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전무는 CCO직을 통해 삼성전자와 그룹 내 주요 계열사를 총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 관계자는 "본격적인 경영승계라고 하기에는 이르지만 지난 5년간 이건희 회장 밑에서 경영수업을 받은 이후 중책을 맡았다는 점에서 이재용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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