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회장의 '고객지향 혁신'과 '인재경영' … '회장님' 대신 'Jim'으로 불러다오!

제임스 맥너니 보잉 회장은 '회장님'이나 '미스터 맥너니'라는 딱딱한 호칭보다는 애칭인 '짐(Jim)'이라 불리기를 좋아한다.

신입 사원에게도 "그냥 짐이라고 부르게(just call me Jim)"라고 주문한다.

격의 없는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다.

19일 서울 남산 하얏트호텔 기자간담회장에 걸린 현수막에도 '짐 맥너니 보잉 회장 기자간담회'라고 쓰여 있었다.

한국 기자들과 처음으로 대면하는 공식적인 자리였지만 '벽을 허물고 싶어서'였다는 게 보잉 관계자의 전언이다.

맥너니 회장은 노무현 대통령과 한국의 고객사를 방문하기 위해 지난 17일 내한했다.

이날 '혁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맥너니 회장의 답은 그가 이렇게 자신을 낮추는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해 준다.

그는 "혁신은 지식에서 오는 게 아니라 문화에서 온다"며 "무엇이든 공유하는 개방된 조직 문화를 만들면 회사 내에 아이디어가 빠르게 흐르고 이는 혁신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사실 보잉은 맥너니 회장이 바라는 열린 조직 문화와는 거리가 먼 회사였다. 엄격한 상하관계 때문에 윗사람에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조차 어려웠다. 그러나 2005년 7월 맥너니 회장이 취임한 뒤로는 조직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회장 스스로 직원들과 격의 없이 대화하며 열린 문화를 장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3M 회장 재직시) 대규모 구조조정에도 직원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건 '비용 절감'을 위해서가 아닌 회사의 성장을 위한 길임을 직원들에게 설득했기 때문"이라며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많은 최고경영자(CEO)들이 구조조정이 필요함에도 커뮤니케이션이 안돼 얘기조차 꺼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열린 조직문화에 대한 맥너니 회장의 열정은 사람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된다. 그는 CEO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묻는 질문에도 "내 경영의 키워드는 사람(people)과 성과(achievement)"라고 말했다. 사람을 좋아하고 성과를 중시하다보니 어느덧 CEO의 자리에 앉아있더라는 얘기다. 실제로 그가 보잉 회장으로 취임한 후 처음으로 했던 일도 조직개편을 통해 인사부서를 회장 직속으로 편입시킨 것이었다.

맥너니 회장은 "인재 개발에 강한 신념을 갖고 있다"며 "보잉이 미국 세인트루이스에 세계 최대 규모의 리더십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리더십은 타고나는 게 아니고 모든 사람들이 (후천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이라며 "전 세계의 보잉 직원들에게 이런 개발의 기회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리더십 센터의 커리큘럼을 학자 중심의 강의에서 회사 고위 임원들이 직접 강의하는 방식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인재 개발과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맥너니 회장은 또 "직원들에게 아주 도전적인 업무를 맡겨 역량을 키우는 인재 육성 방식을 쓰고 있다"며 "이는 GE로부터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맥너니 회장은 "1980년대 중반부터 상용기 판매의 3분의 2가 아시아 지역에서 이뤄졌으며 특히 대부분이 한국 일본 중국 등 동북아 시장에 집중되고 있다"며 이 지역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과 중국의 항공자유화(오픈스카이)와 베이징 올림픽 등으로 이 지역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대형 항공기뿐 아니라 단거리 비행기 같은 틈새 시장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P&G와 맥킨지를 거쳐 1982년 GE에 입사한 맥너니 회장은 2000년 잭 웰치 전 GE 회장 후임 자리를 놓고 제프리 이멜트 현 회장과 경쟁을 벌였던 인물이다. 이후 3M 회장으로 자리를 옮겨 2005년 이 회사 주가를 사상 최대 수준으로 올려놨다.

그리고 같은 해 7월 보잉 회장을 맡은 후 전형적인 B2B 기업이었던 보잉을 최종 소비자 위주의 젊은 기업으로 변신시키고 있다. 부시 미국 대통령과 예일 대학교 재학 시절 함께 야구팀에서 활동하는 등 미국 정·재계 인맥이 두터우며 GE 재직 시절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장으로 재직한 '아시아통'이기도 하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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