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智龍 <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위원 >



과학기술이 급격히 발전함에 따라 우리사회 내에는 과학기술과 환경문제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이 공존한다.

하나는 과학기술이 환경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것이고,다른 하나는 과학과 기술의 결함으로 종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인식해온 각종 화학물질들이 사람과 생물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밝히지 못한 각종 화학물질의 영향과 즉각적인 대처 방안이 없는 현실에서 볼 때,새로운 과학기술 개발과 이용에 따른 환경노출과 건강영향에 대해서도 사전예방대책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최근 팔당 상수원지역에서는 구리화합물을 사용하는 반도체공장의 증설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팔당호는 수도권에 인접하고 교통이 편리한 지리적 여건 때문에 각종 공장 설립 등 거센 개발압력을 받아왔다.

하지만 팔당호는 2300만 수도권 주민의 유일한 식수원으로서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생명의 물줄기나 다름없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을 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하고,구리 등 특정수질유해물질 배출 시설 입지를 제한하는 것은 팔당 상수원의 사전 보호를 위한 당연한 조치다.

구리 자체에 의한 만성독성은 알려진 바가 거의 없지만 폐수에 함유된 구리화합물은 인체에 큰 독성을 나타낸다.

이를 다량 섭취할 경우 치아가 청록색으로 변하고 피부궤양 간경변 출혈성 위염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구리는 생태계에도 치명적인 독성물질이다.

구리농도가 5~10ppb인 경우 해조류가 자라지 않고 민감한 어류와 양서류에서 기형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환경오염은 그 원인과 결과 사이에 상당한 시차(時差)가 존재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의 인과관계를 확인하기가 어렵다.

특히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유해성을 평가하고 검증하는 일이나 배출원의 오염물질 상태를 정확하게 산출하고 이를 측정해 규제하는 것은 더욱 그렇다.

따라서 각종 화학물질을 사용 배출하는 공장을 생명의 젖줄인 상수원 지역에 짓지못하게 사전 금지하는 예방 정책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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