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패션업체들이 신규 브랜드를 내놓는 대신 이미 잘 알려진 브랜드를 다른 옷 종류로까지 확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같은 '서브 브랜드' 전략을 쓰는 업체들이 많은 것은 불황기에 새 브랜드 론칭에 따르는 리스크를 줄이고,마케팅 비용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견 패션업체 예신퍼슨스의 중.저가 캐주얼 브랜드 '마루'는 남성 비즈니스 캐주얼 '맨즈 마루'를 새로 내놨다. 제일모직의 '로가디스 그린 라벨',더베이직하우스의 '마인드브릿지' 등 업무와 여가 시간에 걸쳐 두루 입을 수 있는 비즈니스 캐주얼이 인기몰이를 하자 새로운 브랜드를 만드는 대신 기존 캐주얼 브랜드의 라인을 확장한 것.

아동복 시장에도 이 같은 브랜드 확장 사례가 많다. 젊은 부모에게 익숙한 브랜드로 아동복 라인을 새롭게 추가해 동반 매출을 노리겠다는 포석이다. 이지 캐주얼 브랜드 '지오다노'는 디자인 컨셉트를 똑같이 한 아동복 '지오다노 주니어'를 내놨고,행텐도 행텐 주니어로 아동복 시장에 뛰어들었다.

패션 대기업들은 이미 '서브 브랜드' 전략을 오래전부터 펼치고 있다. 제일모직 '빈폴'의 경우 '빈폴 맨즈''빈폴 레이디스''빈폴 진''빈폴 골프' 등 하나의 메인 브랜드 깃발 아래 여러 종류의 서브 브랜드를 두고 있다. LG패션의 헤지스도 올해부터 이런 서브 브랜드 늘리기에 나서고 있다.

패션업체들이 점점 신규 브랜드 론칭을 꺼리는 것은 막대한 마케팅 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새로운 패션 브랜드를 하나 만들어 시장에 안착시키는 데 평균적으로 300억원가량의 마케팅 비용이 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안선주 예신퍼슨스 마케팅팀장은 "이미 널리 알려진 브랜드를 확장해 다른 종류의 옷에 서브 브랜드화할 경우,같은 인지도를 만드는 데 비용은 10분의 1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