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선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서둘러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서비스 산업을 미래의 성장동력을 육성해야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

고용을 창출하지 않고서는 내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내수 회복 없이 경제 체질을 강화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만일 국내 서비스산업이 해외로 나간 수요를 모두 끌어들였다고 가정하면 새로 창출되는 일자리 수는 35만개에 이른다"고 말했다.

서비스업이 성장을 견인해야 할 판에 도리어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 한국 서비스산업 현주소

한국의 서비스산업은 경제 비중이나 생산성 등이 선진국과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2003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에서 서비스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이 57.2% 수준으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 67.6%에 비해 크게 낮으며 체코 아일랜드와 함께 OECD의 최하위 수준이다.

고용면에서도 서비스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4% 수준으로 OECD 평균인 69%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생산성이 크게 낮다는 것이다.

OECD 각국의 2003년 현재 서비스업 취업자 1인당 부가가치를 보면 한국의 경우 2만6000달러 정도로 룩셈부르크(10만5000달러)나 스위스(8만5000달러),미국(7만7000달러)뿐 아니라 OECD평균(5만7000달러)의 절반에 못미친다.

이 같은 서비스업의 비효율성은 제조업 등 전체 산업의 경쟁력에 제약요인이 되고 있다.

물류서비스만 해도 한국기업의 물류비 비중은 매출액 대비 11.1%에 달하는 반면 미국은 9.2%, 일본은 5.5% 수준에 불과하다.

LG경제연구소 신민영 연구위원은 "서비스산업이 뒤떨어진 것은 폐쇄적 시장구조와 영세한 기업규모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공공성이나 취약한 경쟁력 등을 이유로 서비스업을 지나치게 보호해왔다는 것.

◆ 서비스업이 미래 성장의 열쇠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미래가 서비스업 육성에 달려있다고 입을 모은다.

즉 서비스업은 성장 및 고용의 원동력이며 다른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산업이라는 것이다.

산업연구원 최봉현 서비스산업실장은 "청년실업을 줄이는 동시에 경제구조의 고도화를 유도하려면 회계 법률 디자인 컨설팅 연구개발 등 지식기반서비스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선 서비스산업의 고용창출효과는 제조업의 1.7배에 달한다.

2000년 기준 산업별 취업유발계수는 서비스업이 10억원당 24.3명으로 제조업의 14.4명을 크게 상회한다.

또 서비스업의 고용창출은 수요확대→투자확대→고용창출의 선순환고리로 연결될 수 있다.

중간투입요소로서의 서비스업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서비스업이 발달할 경우 제조업 생산성 증가로 이어져 경쟁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 개방과 경쟁만이 살 길

전문가들은 서비스업 성장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개방과 경쟁'이라고 강조한다.

서비스업을 발전시킬 가장 빠른 방법은 개방해서 선진국 노하우와 기술,자본을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것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송영관 연구위원은 "자본과 설비만 받아들이면 되는 제조업과 달리 서비스업의 경우 노하우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개방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서비스업은 선진기술이나 경영기법을 갖춘 외국업체가 국내에 자회사를 설립하는 형태로 진출하기 때문에 국내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는데 기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개방된 운수서비스만이 유일하게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의료 교육도 산업이라는 사회적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