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증기기관차의 물을 보급하던 사막 한가운데의 작은 간이역 마을이 24시간 현란한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대도시로 변신할 줄 어느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미국의 수많은 도시들 가운데 한 번 방문한 사람이라면 다시 찾을 확률이 가장 높다는 이곳,바로 라스베이거스다.

도박의 대명사로 통하던 거대한 도시 라스베이거스는 이제 사막 위에 세워진 웅장한 테마파크로,엔터테인먼트 도시로 탈바꿈하면서 또 다시 여행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의 심장부는 단연 '스트립'이다.

15km에 걸쳐 시내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이 큰 거리는 라스베이거스를 라스베이거스답게 만드는 모든 것,호텔 카지노 공연장 클럽 쇼핑몰을 품고 있다.

스트립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우선 웅장하고 화려한 호텔들의 외관에 넋을 빼앗기고 만다.

거대한 스핑크스가 지키고 있는 피라미드 모양의 룩소르 호텔부터 시작해 이탈리아의 풍경을 고스란히 옮겨 놓은 벨라지오와 곤돌라가 운하 위를 떠다니는 베네시안 호텔,에펩탑으로 상징되는 프랑스 풍의 파리 호텔 등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기는 건축물들이 즐비하다.

특히 증축 공사가 한창인 베네시안 호텔은 공사를 완료하는 2007년에 객실 수 7000개의 세계 최대 호텔로 거듭난다니 그저 어안이 벙벙해질 뿐이다.

이 도시의 모든 호텔들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가보고 싶어 할 이국적인 장소들을 테마로 외양뿐 아니라 레스토랑과 매장,화장실에 이르기까지 각 호텔의 개성에 따라 독특하게 꾸며 놓아 꼭 그 호텔에 투숙하지 않더라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또 호텔들마다 고급 스파를 운영 중인데 호텔의 다양한 모습만큼이나 개성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일부 호텔들은 투숙객 외에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세계 톱스타들의 공연장소로 오랫동안 널리 알려져온 라스베이거스는 이제 현대적인 기술이 더해져 세계적인 찬사를 받는 공연들로 항상 분주하다.

유명 호텔들이 앞다투어 간판급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데,벨라지오 호텔의 '오(O)'는 그 중 백미로 꼽힌다.

감각적인 아티스트들의 예술적인 동작과 물 위에서,물 속에서 펼치는 환상적인 아크로바틱 기술이 관객을 압도한다.

세 명의 푸른 얼굴을 한 대머리 배우들이 등장하는 '블루맨 그룹' 공연은 모방할 수 없을 만큼 황홀한 쇼라는 데 이견이 없다.

미국 일간지 '유에스에이 투데이'로부터 우리 시대에 가장 독창적인 작품이라는 평가까지 받은 이 작품은 베네시안 호텔에 상륙하기 무섭게 관객들에게 극찬을 받으며 롱런하고 있다.

푸른 페인트를 바른 얼굴에 나타나는 다양한 표정과 마임으로 진행되는 극 전체에 걸쳐 아이들에게는 상상력을,어른들에게는 화통한 유머를 선사한다.

베네시안 호텔은 또 세계적인 뮤지컬 '팬텀 오브 오페라'를 무대에 올리고 있으며,최근 공연을 시작한 미라지 호텔의 '비틀스 러브'도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지갑이 얇다고 걱정할 일은 없다.

스트립 여러 호텔들의 환상적인 쇼를 무료로 감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벨라지오 호텔의 분수쇼는 1000개 이상의 분수가 귀에 익은 명곡들에 맞춰 춤을 추는 장관을 펼쳐 보인다.

미라지 호텔의 사실적인 화산쇼와 트레저아일랜드 호텔의 '사이렌스 오브 티아이'도 놓치기 아까운 명장면을 제공한다.

라스베이거스의 대표적 관광명소 '프레몬트 스트리트 익스피리언스'는 스트립에 테마 호텔이 들어서면서 점차 낙후해가던 다운타운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은 볼거리다.

웅장한 사운드와 함께 매일 밤 1250만개나 되는 전구가 450m 길이의 거리를 덮은 천장에서 빛을 발하며 다양한 애니메이션 영상을 연출한다.

여기에 쓰인 LED 영상은 2004년 LG전자에서 제작한 것으로 감동과 함께 자긍심도 느끼게 한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자연의 향취를 느끼고 싶다면 벨라지오 호텔 내 식물원을 찾으면 된다.

우선 벨라지오 호텔 로비에 들어서서 정원을 찾아가기 전에 멈춰서서 천장을 올려다 보자.손으로 만든 2000개나 되는 유리꽃들이 화려하게 천장을 장식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고개를 들어 감탄사를 연발하며 사진 찍기에 바쁘다.

유리로 만든 꽃에 감탄하며 로비를 지나자마자 아름다운 정원이 등장한다.

이 정원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름다운 꽃향기와 정교한 디자인,화려한 색채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매년 계절별로 새로운 식물과 꽃을 이용해 5~6회 정도 디자인을 바꾼다.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족사진을 찍기에 가장 좋은 곳이라 해도 틀리지 않다.

사막에서 보는 수족관은 경이로움 그 자체다.

만달레이 베이라는 호텔 이름에 걸맞게 이곳의 아쿠아리움은 100여종 2000마리가 넘는 해양 동물의 보고다.

670만ℓ에 이르는 물이 채워져 있는 아쿠아리움의 이름은 '샤크 리프'.25cm에서 4m에 이르는 10여종의 상어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외곽 여행을 원한다면 모하비 사막의 붉은 바위와 모래로 이루어진 '밸리 오브 화이어'를 찾으면 좋다.

특별한 붉은 색깔과 백색 주라기 사암으로 이루어져 마치 초자연적인 경관을 자랑하는 밸리 오브 화이어 주립공원은 라스베이거스로부터 88km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스타트랙과 같은 영화 촬영,TV쇼,광고 등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배경으로 잘 알려져 있다.

수백만년을 이어온 야생동물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고대 원주민들이 새겨둔 다양한 형상의 암각문자를 살펴볼 수 있다.

붉은 바위들이 만들어내는 광대하고 엄숙한 장관은 자연의 신비로움에 경의를 표하게 만든다.

지금 이 시간에도 라스베이거스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화려한 건축물들이 쉴새없이 들어서며 세계적인 컨벤션의 도시로,환상적인 가족휴양지로 거듭나고 있는 라스베이거스는,그래서 사막 한복판에 세워진 꿈의 오아시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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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밸리 오브 화이어 개별 여행하려면 미리 예약하세요 ]

대한항공이 라스베이거스행 직항편을 띄운다.

22일부터 매주 화·금·일요일 세 차례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11시간 30분.한국보다 16시간 늦다.

전기는 110V를 사용한다.

220V 전자제품이라면 110V용 코드를 가져가야 한다.

팁을 지불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식당 20%,바에서 주문시,호텔 벨맨,룸메이드 각 1달러,택시 15~20%,발레 파킹은 1~3달러 정도 지불하는 것이 보통이다.

일교차가 심한 편이므로 긴소매 옷을 준비하면 좋다.

고급 식당이나 공연장 이용시에는 적어도 세미 캐주얼 차림을 해야 한다.

문전박대를 당한다면 분명 반바지나 샌들을 신고 있는 동행이 있기 때문이다.

밸리 오브 화이어(www.grandcanyon.co.kr,02-734-8397)를 개별 여행하려면 미리 예약하는 게 좋다.

라스베이거스관광청 (02)777-9282,www.visitlasvegas.co.kr

라스베이거스=조영남기자 j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