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여류작가 제인 오스틴이 쓴 세계적인 명작 '오만과 편견'의 당초 이름은 '첫인상'이었다고 한다.

비록 가난하지만 지적이고 생기발랄한 엘리자베스는 대지주인 다아의 끈질긴 구혼을 뿌리치는데,처음 만났을 때 느꼈던 그의 오만한 태도 때문이었다.

다아에 대한 거부감을 불식하고 결혼에 이르기까지는 실로 오랜 세월이 걸렸다.

첫인상이 남긴 진통이었다.

"첫인상은 마지막 인상이다"라는 서양속담이 있다.

누군가를 처음 만나서 받은 인상이 평생 그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작용한다는 얘기다.

사회생활에서 흔히 겪는 일이지만 첫인상이 좋으면 쉽고 편하게 생각되지만,반대의 경우는 안좋은 사람이라는 편견을 갖게 된다.

그런데 첫인상은 매우 짧은 순간에 결정된다고 한다.

타임지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을 가진 100명 중 한 사람으로 꼽은 말콤 글래드웰은 '첫인상'을 '블링크(blink)'로까지 표현했다.

눈을 깜박하는 사이에 무의식으로 상대를 판단한다는데 그가 말하는 시간은 2초에 불과하다.

첫인상을 결정하는 시간은 학자마다 다르긴 하나 길어야 7초다.

최근 미국 프린스턴대 심리학연구팀은 첫인상이 결정되는 시간이 0.1초라는 파격적인 실험결과를 내놓았다.

타인의 얼굴을 보고 그의 매력이나 호감도·신뢰도 등에 대한 판단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고작 이 정도라는 것이다.

외모와 성격은 별 관련이 없는데도 사람들은 상대와 말 한마디 나눠 보지 않고 그들의 성격을 재빨리 판정해 버린다고 한다.

그렇다면 0.1초야말로 일상생활이나 비즈니스에서 승패를 가르는 순간이 된다.

오죽했으면 마케팅 컨설턴트인 카밀 래빙턴은 첫인상을 '혁명'이라고 표현했을까 싶다.

자신감과 긍정적인 사고,도전적인 자세,부드러운 미소 등이 첫인상을 좌우하는 요인이 될 듯한데 "남에게 어떻게 보여지나"하는 것을 고민하기에 앞서 스스로의 내공을 쌓는 일이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인상은 우리 내면 깊은 곳에서 만들어 지는 것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