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의 틈새 상품들이 날로 진화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주력 대출 상품인 프로젝트 파이낸싱(PF)보다는 신용대출 상품의 서비스를 강화하는가 하면 효자 상품인 정기예·적금은 그대로 두고 보통예금의 금리를 대폭 올려 시중은행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또한 특정 고객을 겨냥한 특화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층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서류도 필요없는 신용대출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중소기업 직장인을 대상으로 신용대출을 해주는 상품인 '알프스론 골드대출'을 21일부터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회사규모 및 종업원 수에 관계없이 정상적으로 운영만 되고 있는 기업체에 다니는 연봉 2000만원 이상의 직원이면 누구라도 대출대상이 된다.

중소기업 직원들이 주 고객인 셈이다.

기존 신용대출 상품은 대부분 상장업체 또는 외부감사 기준인 자산 70억원 이상의 업체 직원으로만 한정됐었다.

또한 보증인도 필요없으며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 인터넷 상에서 즉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증빙서류가 필요없다는 점.신청하기 전에 홈페이지(www.alpsloan.com)의 '대출가능여부 조회서비스'를 통해 조회기록 없이 손쉽게 대출이 가능한지 미리 알아볼 수 있다.

대출금리는 연 15.9%에서 27.9%까지로 신용도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솔로몬저축은행도 인터넷으로 실시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와이즈론'을 선보이고 있다.

인터넷에서 신청 즉시 대출 가능 여부를 먼저 안내해 주고 결과에 따라 고객이 팩스로 서류를 보내면 심사를 통해 입금까지 완료시켜 준다.

개인 신용도에 따라 철저하게 차등화된 금리(15~48%)를 적용하고 있다.

제일저축은행도 대출전용카드로 돈을 인출할 수 있는 인터넷 전용 대출상품인 '2G Plus Loan'을 판매 중이다.

○보통예금 금리 시중은행의 수십배

저축은행들은 예금 분야에서는 수시입출금식 예금 금리를 인상하며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은행들은 거의 이자를 주지 않는 보통예금 금리를 연 3%대까지 올려 고객층을 다변화하고 법인의 경우 은행권의 MMF(머니마켓펀드)를 대체할 수 있는 기업자유예금으로 기업들의 초단기 유동성을 흡수하려 하고 있다.

동부저축은행은 최근 개인 보통예금 금리를 연 3%로 올린 데 이어 현재 연 3.4%인 기업자유예금 금리를 조만간 연 4% 내외로 올릴 예정이다.

기업자유예금은 사업자 등록증이 있는 개인이나 법인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동부저축은행 관계자는 "금리를 MMF 정도 수준으로 맞춰 경쟁력을 강화하고 가입 후 3일 경과 전에는 출금할 수 없는 MMF와 달리 기업자유예금은 가입 즉시 출금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부저축은행이 기업의 단기자금에 초점을 맞췄다면 HK저축은행은 개인 고객을 겨냥해 최고 금리를 보장하는 보통예금을 이달 말 선보인다.

이 상품은 연 3.2%의 금리를 지급해 가입 자격이 따로 없는 개인 보통예금 상품 중 금리가 가장 높다.

현재 개인 보통예금 가운데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한국저축은행의 '제비꽃 보통예금(3.8%)'이지만 이는 장애인 등으로 가입자격이 제한돼 있다.

토마토(2∼2.5%),솔로몬(2%),한국투자·교원나라·프라임(1%) 등 다른 저축은행들도 시중은행(0.1%)보다 고금리인 보통예금 상품을 내놓고 있다.

○다양한 기획상품 쏟아져

저축은행들이 전통적으로 강한 정기 예·적금에서는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토마토저축은행은 10인 이상이 동시에 가입하면 0.2% 우대 금리를 적용해 주는 '토마토플러스 정기적금'을 선보였다.

이 상품에 3년 만기로 가입하면 기존 6.0% 금리보다 높은 6.2%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K-리그 입장권 2장 이상을 가져온 고객에게 0.3%의 특별 금리를 제공하는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축구사랑 정기적금'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