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벤처기업 중 창사 후 단 한 해도 적자를 내지 않은 기업이 있다.

네오위즈다.

이 회사는 창업 첫해인 1997년 이래 해마다 이익을 냈고 그 돈을 재투자해 끊임없이 '블루오션'을 개척했다.

이런 네오위즈가 지난 2분기에 적자를 냈다.

매출 294억원에 3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7억원의 순손실을 봤다.

그런데도 증권시장이나 게임업계는 전혀 놀라지 않는다.

월드컵과 대규모 투자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뿐 사업 기반이 흔들린 건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네오위즈는 회사 이름보다 서비스나 게임 이름이 더 잘 알려졌다.

'원클릭''세이클럽''피망''피파온라인'….하나같이 최고의 인기를 누린 네오위즈 서비스다.

이 가운데 '피망'과 '피파온라인'은 현재 정상에 올라 있다.

이런 다양한 서비스가 모두 네오위즈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네오위즈는 인터넷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이처럼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씩 정상으로 끌어올렸다.



인터넷업계의 카멜레온

네오위즈 창업자이자 대표이사인 나성균 사장은 창업 당시 '인터넷 세상의 새로운 마법사'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회사 이름을 '네오위즈(neowiz)'라고 정했다.

창업 후 '마법사 네오위즈'는 끊임없이 새로운 사업에 도전해 매번 성공했다.

네오위즈는 1997년 '원클릭'이라는 인터넷 자동접속 서비스를 하는 회사로 출발했다.

1999년에는 국내 최초의 인터넷 커뮤니티 '세이클럽' 서비스를 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게임 사업에는 창사 4년 후인 2001년에야 뛰어들었다.

이어 2003년에 게임포털 '피망'을 개설,웹보드게임에 진출했고 지난해부터 '스페셜포스''요구르팅''피파온라인''XL1''레이시티' 등 굵직한 게임을 잇달아 선보였다.

따지고 보면 창사 후 9년간 네 차례나 업종을 바꾼 셈이다.

인터넷 접속 서비스 기업으로 출발해 커뮤니티 서비스 회사로 변신한 뒤 게임포털 회사를 거쳐 지금은 종합 게임업체를 지향하고 있다.

이런 변신 때문에 인터넷업계에서는 네오위즈를 '카멜레온'이라 부르기도 한다.

시장 변화에 빠르게 적응한다는 얘기다.

게임 분야 석권

네오위즈는 현재 게임 사업에 주력하고 있지만 이 분야에서는 그다지 경력이 길지 않다.

이미 10년 가까이 게임 사업만 해온 엔씨소프트 넥슨 NHN 한빛소프트 등에 비하면 네오위즈는 '후발 주자'라고 부르는 게 맞다.

2003년에야 본격적으로 게임사업을 시작한 까닭에 게임 매출에서는 아직 대형 업체들에 밀린다.

하지만 네오위즈는 현재 국내 최고 인기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PC방 게임 순위 조사업체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이달 들어 PC방 최고 인기 게임은 '스페셜포스'(점유율 11.8%)다.

'피파온라인'이 점유율 8.9%로 2위에 올랐다.

두 게임 모두 네오위즈가 서비스한다.

네오위즈 게임끼리 '지존'을 다투고 있다.

게임포털 분야에서는 네오위즈 '피망'이 점유율,방문자 수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게임사업이 궤도에 오르면서 매출과 이익도 빠르게 늘어났다.

2004년 774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021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이 기간에 72억원에서 176억원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매출 1450억원에 영업이익 400억원을 목표로 세웠다가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나쁘게 나오자 영업이익 목표를 315억원으로 낮춰잡았다.

그래도 매출이든 영업이익이든 지난해의 2배에 가깝다.

세계적인 게임업체가 목표

네오위즈는 이제 글로벌 게임업체를 지향한다.

이를 위해 게임 라인업도 충분히 갖췄다.

지난달 서비스를 시작한 축구게임 '피파온라인'은 탁월한 게임성과 절묘한 타이밍으로 올해 최고의 게임으로 떠올랐다.

아직 무료로 서비스하는 캐주얼게임 '포키포키''고고트래져'와 레이싱게임 'XL1''레이시티'도 호평받고 있다.

해외 진출은 경쟁사들에 비해 늦은 편이다.

2002년에야 일본에 진출했는데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게임 수출도 중국 일본을 제외하면 많지 않다.

네오위즈가 글로벌 게임업체가 되기 위해선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나 대표가 올해를 '해외 진출 원년'으로 선언하고 해외 시장 개척에 전념하기로 한 것은 이 때문이다.

네오위즈는 지난 4월 일본에서 게임포털 '게임츄'를 오픈했다.

네오위즈의 해외사업 전망에 대해 얘기하기엔 아직 이르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오위즈는 일본에서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면서 "초기 단계라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지만 '피파온라인'의 해외 성공 여부가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