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간판TV가 거의 해마다 바뀌고 있다.

TV의 진화와 성장 속도가 워낙 빨라 불과 1-2년새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것. 볼록 브라운관TV(일명 배불뚝이)는 2002년, 프로젝션TV는 2003년, 평면 브라운관TV는 2005년에 각각 꼭지점을 찍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2002년 국내 TV시장 판매왕은 단연 볼록 브라운관 TV로, 시장의 70%인 195만대 가량이 판매됐다.

그러나 볼록 브라운관 TV는 그 해를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고, 의 경우 2004년말부터 아예 생산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지난해 '배불뚝이' 제품 판매량을 '0(零)'으로 집계했다.

'배불뚝이'의 추락은 1998년 첫 선을 보인 평면 브라운관 TV가 차츰 성장기에 진입하면서 새로운 유망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불뚝이'의 수요를 잠식하며 연평균 50%대의 성장세를 기록하던 평면 브라운관 TV도 작년에 꼭지점을 찍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올해 들어 LCD, PDP 등 평판TV가 큰 폭의 가격 인하와 함께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며 전체 TV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된 것. 실제로 삼성전자의 평판TV 비중(판매금액 기준)은 지난해 48%에서 올해 상반기 75%(LCD 42%, PDP 33%)까지 확대됐다.

물론 판매량 기준으로는 평면 브라운관 TV가 앞서긴 하지만 멀지 않아 평판TV에 1위 자리를 내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LG전자의 월간 평판TV 판매량은 지난해 1만대에서 6만대로 올라섰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대형화면으로 인기를 끌었던 프로젝션TV는 사실상 불과 1년만에 명멸하고 말았다.

2002년을 전후로 100% 가까이 성장해 2003년 연간 30만대까지 팔리기도 했으나 이듬해부터 매년 50% 가량 수요가 줄고 있다.

올해는 채 10만대도 팔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시장은 휴대전화, 정보기술(IT)뿐 아니라 TV도 단연 세계시장의 시험대(test bed)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TV시장이 성장하다 보니 가장 많이 팔리는 간판TV도 그만큼 빨리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