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우리나라의 국세행정을 이끌어나가게 될 국세청의 새로운 수장이 18일 공식 취임했다.

제16대 국세청장으로 임명된 전군표 신임 청장은 이미 소득재분배 문제와 관련해 '따뜻한 세정'을 구현하겠다는 포부와 함께 세무조사를 대폭 축소하는 대신 성실신고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하는 등 세무행정의 추진방향에 대한 다짐을 밝힌 바 있다.

또 전 신임 청장에게는 고소득자영업자 소득파악 및 성실신고·부동산 거래질서 확립·외국 투기자본에 대한 과세·EITC 도입 준비 등 쉽지않은과제들을 풀어나가야 한다는 의무도 주어졌다.

지난 13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는 이같은 다양한 과제들에 대한 국회의원들의요구들이 쏟아졌다. 국회의원의 요구사항들을 주제별로 정리해봤다.

■ 세무조사로 인한 납세자 부담 완화

▲ 문석호 열린우리당 의원

- 세무조사를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유없이 연장하는 것은 불만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 세무조사 건수를 대폭 축소한다고 했는데 미국과 우리나라가 세무조사를 가장 적게 실시하는 나라라고 할 수 있는데, 경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의 부담을 줄이는 측면도 이해할 수 있지만 불필요한 세무조사는 줄여야하지만 꼭 필요한 조사는 해야한다고 본다.

세무조사를 실시할 때 단순히 증세 목적 측면에서 이뤄져도 안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원칙과 소신을 갖고 임해달라.▲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

- 지난 3년간 부과액이 12조원에 이를 정도로 세무조사가 대단히 많이 늘어나고 있고 영세사업자들에 대한 부가가치세 세무조사가 늘고 있는데, 이는 세금 쥐어짜기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이런 건 하지 말아달라.

▲ 강봉균 열린우리당 의원

- 10년 정도만에 돌아오는 세무조사이기 때문에 언제 조사를 받을지 불안감도 있는 게 사실이다. 또 우리 세법이 자주 바뀌고 어려운 상황에서 법을 잘못 이해하면 단순한 실수로 세금을 빠뜨리는 경우도 있는데, 그동안 잘못된 내용을 한꺼번에 추징하면 중소기업은 망할 수도 있다.

조세정의는 구현하면서도 중소사업자들이나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최소화해달라.

▲ 유승민 한나라당 의원

- 세무조사를 정치적으로 한다거나 불공정하게 하는 것, 남용한다는 것 등은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지 않나.

▲ 박영선 열린우리당 의원

- 보건당국에서 수집한 자료를 국세청에 통보해주는 등 부처간 연계하는 방식 등을 통해 세무조사 방식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세무조사라는 단어도 바꿔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 과거 정치적 의미가 포함된 세무조사라는 말 대신 세무점검이라든가 하는 단어의 변화도 필요하다. 미국은 3년마다 세무점검을 하면서도 국민 거부감은 없다는 점 등을 비춰 볼 때 이같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 부동산투기 안정 및 보유세에 대한 우려

▲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

- 종부세는 집팔아서 내는 것도 아니고 월급에서 내는 예민한 세금인 만큼 부과·징수의 책임자로서 신중하게 무리없이 잘 되도록 각별히 유념해달라.

▲ 서병수 한나라당 의원

- 8·31 부동산대책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에서는 강남·북의 격차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으며 가격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을 제시해달라.

▲ 정덕구 열린우리당 의원

- 상속세와 증여세처럼 재산을 팔아서 내는 재산세가 아니라 소득이 세원이 되는 재산세(보유세)의 경우 자기 소득보다 일반적인 기본생계비를 초과해서 재산 매각 등을 통해 세금을 내게 되면 곤란하다고 본다.

연로하거나 소득이 없는 이들의 경우 아프게 느끼는 세금이 될 수도 있다. 편안하게 생활을 유지하면서도 편안하게 내는 세금이 되도록 해달라. 또 청장의 권한으로 최대한 분납제도를 확대하고 납부유예를 활용해 선량한 납세자들을 고려해달라.

■ 소득 양극화문제 해소 위한 조세형평성 확립

▲ 오제세 열린우리당 의원

- 부자들은 굉장히 많은 반면에 소득 양극화문제는 가장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정확한 세금 부과의 척도가 될 수 있는 재산세·상속세·증여세·종합소득세 등의 과표를 정확히 파악해 세금을 공정하게 부과할 수 있도록 하기 바란다.

▲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 자영업자 소득파악 문제는 지금 수준으로는 어림도 없는 상황이다. 금융소득과 금융거래 정보·부동산 불로소득 등에 대한 파악을 위해 유관기관과 협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세청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정책 제안을 내기 바란다.

▲ 이미경 열린우리당 의원

- '소득있는 곳에 세금있다'라는 말이 정확히 실천돼야 한다고 본다. 근로소득자는 유리지갑이라고 해서 정확히 징수되고 있지만 고소득자영업자와 법인들의 세금은 아직 제대로 못받는다는 지적이 있는데다 새로운 직종도 많이 생겨나고 있는 등 환경의 변화도 있는 만큼 세무행정에서는 더 많이 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

-앞으로 세율을 올리지 않고 정부가 요구하는 재정을 뒷받침하려면 고소득자영업자의 세수가 확보돼야 한다. 또 영세업자들 중에서는 정부가 구조조정을 방치한 탓에 자영업자로 전락한 경우가 많은데 이들의 경우 신용카드나 현금영수증 등에 의한 노출을 강하게 압박하다보니 어려움에 빠져있다. 이에 대해 유념해달라.

■ 재벌 변칙증여 관련 과세 촉구

▲ 송영길 열린우리당 의원

- 전군표 후보자는 사무관 시절 재벌의 변칙증여와 관련해 세법상 과세가 불가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과세를 해내기도 했다. 변칙증여에 대해 적극 대처해서 확고한 세정을 펼치길 부탁한다.

▲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

- 가장 문제가 되는 탈루사례로 고소득자영업자의 탈루·재벌들의 세금없는 부의 대물림·외국 투기자본의 조세회피 등 세가지가 있다고 본다.

이 가운데 가장 진전없는 것이 재벌들의 변칙증여라고 보는데, (전 청장의) 재임중 가장 기억나는 일이 재벌의 불법상속에 과세한 것인 만큼 불법 증여에 대한 과세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오제세 열린우리당 의원

- 열심히 노력해온 재산가들은 이 시대의 영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상속에 대해서도 정확히 함으로써 의무도 다해야 하며 그래야 존경도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반드시 신경써달라.

▲ 임태희 한나라당 의원

- 삼성·현대 등에서는 상속·증여세 문제가 불거지니까 8000억원·1조원 헌납을 발표했다. 만약 내가 국세청장에 내정된 사람이라면 이들이 얼마나 세금을 안냈길래 이처럼 헌납한다고 하는가, 또 어떻게 낼 것인지에 대해서도 당장 세무조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할 것 같다.

도대체 어떤 문제가 있었길래 이같은 액수를 선뜻 내는지 많은 국민들은 의구심을 가질 것이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있을 때 국세청이 철저히 조사하는 자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 외국 투기자본에 대한 과세 문제

▲ 우제창 열린우리당 의원

- 국세청은 론스타 과세에 대한 자신감을 계속적으로 드러내왔는데, 과세근거는 확실하게 마련됐는가. 론스타에 대한 과세문제는 주권의 문제인 만큼 특별히 신경써달라.

▲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

- 론스타 측에서 세금문제에 대비해 전방위로비를 하고 있다는 등 호락호락하게 당할 태세가 아니다. 총력을 다해 고정사업장 문제 등 여러 가지를 감안해서 국세청이 과세하지 못하면 다 사표낸다는 각오로 대비해달라.

■ 공정한 세정집행에 대한 당부

▲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

- 국세청장은 엄정히 집행만 하면 되는 자리이며 세금을 무리하게 거두는 데 앞장서면 안된다. 세금이 지나치게 급증하지 않도록 해 조세저항을 최소화할 줄 알면서 일을 해나가는 게 중요한 만큼 냉정한 자세를 갖고 일해달라.

▲ 이미경 열린우리당 의원

- 국세청은 '따뜻한 세정'을 구현하는 동시에 탈세에는 추상같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우리사회는 탈세나 경제사범 등에게는 매우 관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한 실효성 확보방안을 제시해달라.

▲ 이목희 열린우리당 의원

- 징벌적 가산세를 도입하면 실수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 및 가산세를 결정하는 권한도 국세청이 갖게 되기 때문에 국세청의 권한이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국민 신뢰를 높이는 것과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정덕구 열린우리당 의원

- 세금은 가랑비에 옷 젖듯이 걷어야 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포졸들이 육모방망이 들고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며 언행도 조심해야 한다고 본다. 세무조사하는 사람들이 험악한 인상을 주지 않도록 노력하는 반면, 탈세자에게는 무섭게 세정을 집행해달라.

▲ 엄호성 한나라당 의원

- 사실상 지난 지방선거에서 정부가 세금을 많이 거둬가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그만큼 표로 나타났다고 본다. 국민들의 조세저항이 적도록 하면서 세수목표 달성을 위한 치밀한 대책을 마련해달라.

■ 국세 업무의 효율화

▲ 서병수 한나라당 의원

- 국민들의 의사를 존중하기 위해서는 먼저 국세청 자체의 구조조정 등을 거친 뒤 인원 충원을 요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력이 필요하다고 계속 요구만 한다면 정부는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

▲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 소득파악과 징수업무는 통합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인데 전혀 진전이 없다. 국세청이 중장기적 통합모델과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달라.

▲ 임태희 한나라당 의원

- 국세청은 정통적으로 연고인사가 많은 것으로 알고있는 만큼, 지난 10여년간 근무자세가 가장 좋게 바뀐 곳이지만 성실한 직원이 제대로 평가받는 인사시스템으로 개선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본다. 이런 부분을 연구해서 줄보다는 일에만 매달리도록 조직을 바꿔야 국민을 위한 서비스기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조세일보 / 박정규 기자 anarch00@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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