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폐기물, u-헬스, 능동 태그, 수동 태그가 무슨 말이지..?"

1990년대 말 한 입사 상식시험에서 몇몇 수험생들이 'MP3 파일'을 'MP(Military Policeㆍ헌병)들이 갖고 다니는 문서철 3종 세트'로 억지 풀이해 세간의 웃음거리가 된 적이 있다.

그러나 생소한 IT(정보기술) 용어로 겪는 이 같은 '고역'은 지금도 똑같이 일어나는 문제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최근 열린 '2006년도 제1차 정보통신용어표준어 심의위원회'에서 e-폐기물, 디지털 기회 지수 등 최신 IT 표준용어 70종을 추가 확정했다.

이 중 눈에 띄는 용어 몇 개를 뽑아 정리해봤다.

e-폐기물(국어 순화어는 'e-쓰레기')은 영어로 'Electronic Waste'로 컴퓨터, 휴대전화 등의 전자 제품을 버릴 때 나오는 쓰레기를 뜻한다.

이런 폐기물은 부품에 납이나 카드뮴 등 유해 중금속을 쓴 경우가 많아 방치시 환경 문제가 된다.

u-헬스는 '유비쿼터스(U) 헬스'의 준말로 휴대 IT 기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건강관리 및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국내에 상용화된 예로는 휴대전화에 연결된 혈당 체크기로 자신의 당뇨 정보를 보호자와 병원에 전송할 수 있는 '당뇨폰' 서비스 등이 있다.

능동 태그와 수동 태그는 둘 다 물류 회사 등에서 많이 쓰는 RFID(무선인식) 태그의 일종.
능동 태그(Active Tag)는 태그(딱지)에 전지가 내장돼 자체 전원으로 정보를 송신할 수 있고 서비스 통달 거리가 길다.

반면 수동 태그(Passive Tag)는 안테나로 들어오는 전파를 전원으로 삼는 구조라 능동 태그에 비해 통달 거리가 짧아진다.

모의 해킹(Penetration Testing)은 여러 사람이 모의해 벌이는 해킹이 아니다.

진짜 뜻은 시스템의 보안 취약점을 미리 발견하기 위해 보안 컨설팅 팀이 해커와 똑같은 방법으로 벌이는 '가상' 해킹이다.

알쏭달쏭한 어감의 용어 '위젯'(Widget)은 시계, 달력, 메모장, 검색, 지도 등의 기능을 한 화면에 모아 PC 바탕화면에서 간편히 쓸 수 있는 소형 창(window)을 말한다.

미국의 야후 포털에서 제공하는 야후 위젯(http://widgets.yahoo.com) 서비스가 특히 유명하며 이 곳에서는 주요 위젯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사진 파일의 대명사인 JPEG(제이페그) 앞에 '점진적'이란 수식어가 붙으면 무슨 뜻이 되는 걸까.

'점진적 JPEG(Progressive JPEG)'은 JPEG의 개량형 표준이다.

종전 JPEG이 대용량 이미지를 열 때 위에서부터 아래로 그림을 조금씩 보여주는 것과 달리 점진적 JPEG은 처음에 흐릿한 전체 영상을 보여준 뒤 점차 선명도를 높여줘 사용자가 해당 이미지가 어떤 내용인지 빨리 알 수 있게 했다.

번역체 냄새가 물씬 풍기는 용어 '디지털 기회 지수'는 영어로는 'Digital Opportunity Index(DOI)'로 쓴다.

인터넷 등의 IT 인프라와 소득대비 통신요금 비율 등의 요인을 분석, 한 국가의 정보통신 발전 정도를 종합적으로 가늠하는 척도다.

정보사회 정상회의(WSIS)가 채택한 공식지표로 한국은 지난해 튀니지에서 열린 WSIS에서 이 부문 세계 1위를 기록해 IT 강국의 위상을 재확인 한 바 있다.

이번 용어 목록과 뜻 풀이는 TTA 웹사이트(http://word.tt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