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에 올해 상반기는 시련의 시기나 마찬가지였다.

예상 폭을 뛰어넘는 환율 하락과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그룹의 주력인 전자와 화학부문은 실적부진을 면치 못했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휴대폰 단말기와 LCD·PDP패널의 경쟁력 강화 작업도 순탄치 못했다.

때문에 하반기에 거는 기대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실제 김쌍수 LG전자(89,700 +0.79%) 부회장은 7월 'CEO메시지'를 통해 "힘겨운 상반기를 보냈지만 한국 축구대표팀이 투혼을 발휘해 경기하면 국민들이 밤잠을 설치며 응원하고 다시 선수들의 힘이 됐다"며 "이런 자세로 하반기 역전극을 펼치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하반기 역전골 노린다

LG전자는 하반기 원가혁신 가속화,수익성 경영,연구개발 및 디자인역량 등 3대 경영목표에 박차를 다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4개 사업본부가 앞장서 연구개발과 생산기간의 리드타임을 50% 단축하는 혁신활동을 전사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외형보다 실속을 채우는 수익성 위주의 경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지털디스플레이 사업부의 경우 7월부터 초고화질(HD) 디지털TV 라인업을 현재의 40인치대에서 30인치대로 확대해 시장을 주도해간다는 계획이다.

대형화 추세가 빨라지고 있는 PDP TV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50인치 이상 패널비중을 지난해의 10%에서 올해는 30%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상반기 LG전자의 골칫거리였던 휴대폰도 개선조짐을 보이고 있다.

1분기 사상 최대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LG전자 휴대폰 부문은 5월부터 해외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초콜릿폰'의 선전으로 하반기 실적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초콜릿폰은 출시 2개월 만에 120만대의 해외 판매고를 기록하며 실적개선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오는 10월 북미 시장을 겨냥한 '폴더형 초콜릿폰'이 출시예정이고 LG전자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3G 휴대폰시장도 점차 확대되고 있어 휴대폰 시장환경은 한결 나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LCD패널 판가하락으로 2분기 영업이익 적자전환이 예상되는 LG필립스LCD(15,450 +1.64%) 역시 하반기에 거는 기대가 크다.

6월 들어 패널 판가하락속도가 다소 완화추세를 보이고 있고 월드컵 특수 이후에도 LCD TV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격하락에 따른 신규 수요가 증가하고 1월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 파주 7세대 라인의 수율도 안정화된 만큼 3분기 이후 본격적인 실적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상반기 고유가로 몸살을 앓았던 LG화학(545,000 +0.37%)은 하반기에는 디스플레이 소재와 클린에너지 등 미래성장에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석유화학분야의 경우 PVC,ABS 사업의 안정적인 수익확보와 특수 제품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예정이다.

산업재 부문은 올해 국내 건축자재 분야에서 최초로 도입한 통합브랜드 Z;IN(지인)을 프리미엄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또 기능성 필름류 및 내열성 분진 필터 등 신규사업을 통해 신 성장동력 발굴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2010년 국내 1위 제약회사'를 목표하고 있는 LG생명과학은 국내 매출 강화를 하반기 경영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고혈압치료제 '자니딥' 왜소증치료제 '유트로핀' 퇴행성 관절염치료제 '히루안플러스' 등의 대표제품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디자인,연구개발역량으로 승부한다.

LG전자는 올 들어 '레드닷' 'iF디자인' 'IDEA' 등 세계 3대 산업 디자인상을 휩쓸며 '디자인LG'의 힘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국내 업체로는 최초,아시아 기업으로는 소니에 이어 두번째로 레드닷 최고 디자인팀상까지 수상하며 디자인 분야에서 달라진 위상을 과시했다.

LG전자 휴대폰 중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부상한 '초콜릿폰'의 히트 역시 이 같은 디자인 파워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구본무 회장을 비롯 김쌍수 부회장 등 최고경영진들이 강조해온 '디자인 경영'이 실제 제품으로 이어지며 결실을 거두고 있는 것.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디자인과 연구개발 역량을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게 LG그룹의 전략이다.

3G WCDMA폰과 모바일TV폰의 생산비중을 높이고 소재를 고급화한 블랙라벨 개념을 도입한 초콜릿폰 생산비중을 높여 휴대폰 시장에서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목표다.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핵심인재 확보를 비롯한 연구개발 비용도 예정대로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해보다 20%늘어난 1조40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 연구개발 인력도 연말까지 1만3000명으로 확충할 예정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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