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순신 < 유앤파트너즈 대표 susie@younpartners.com >

바이올린을 전공하려는 한 소녀가 미국에서 열리는 여름 음악캠프에 참가했다.

아이를 인솔해 간 교사가 캠프에 초대된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에게 바이올린 음을 들려달라고 청했다.

바이올리니스트가 물었다.

"어느 나라에서 왔습니까?" "한국에서 왔습니다." "그렇다면 제 음을 들려줄 수 없습니다."

그의 연주를 직접 듣고 배우고자 멀리서 비행기까지 타고 왔는데 음을 들려줄 수 없다니 교사는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다른 나라에서 온 학생들은 자신이 어떤 음을 들려주어도 그것을 참고로만 할 뿐 각자 창의적인 연주로 소화해서 자기만의 소리를 내는데 한국과 일본에서 온 학생들은 그가 내주는 음을 완벽하게 모방하는 데만 열중하느라 정작 본인의 '소리'를 만들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국내 굴지의 회사를 창업한 기업인의 딸로서,선대 못지 않은 뛰어난 경영 수완을 발휘하고 있는 여성 경영인인 L사장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위의 얘기가 내 관심을 끌었던 이유는 그녀에게 독특한 인재 선별의 안목이 있음을 예전부터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L사장은 '창업자의 2세'라는 꼬리표를 떼어 버리려고 무던히도 애를 써 왔고,자기만의 독특한 '인재 등용술'도 바로 그런 노력으로부터 나온 것이었다.

그녀는 화려한 성공 스토리를 가진 사람이나 유명 대학 출신을 크게 반기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 이유를 물으니 대답은 간단했다.

'성공이 반드시 성공을 불러오지는 않으며 학문적 지능이 높은 사람이 성공 지능까지 높지는 않더라'는 것이다.

그녀의 인재 선택 기준은 '성공 지능지수가 높은 사람'이라고 잘라 말했다.

모두들 잘한다고 하는 것을 그대로 모방하는 사람,자신의 기준과 생각은 없이 이미 성공한 사람이 걸어간 길을 따라가는 사람은 성공을 흉내내는 사람일 뿐,진정한 성공을 거둘 수 없다는 게 그녀의 생각이었다.

얼마 전부터 개인의 능력과 됨됨이를 평가하는 기준이 지능지수(IQ) 외에도 감성지수(EQ),도덕지수(MQ) 등으로 다변화했다.

L사장은 여기에 하나를 덧붙여 성공 지능지수인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그것은 대인관계가 원활하고,효율적인 의사소통 수단을 잘 인지하며,자기 관리에 철저한 성향을 말한다.

직장에서 성공하고 사회에서 인정받는 인재들은 바로 이 성공 지능이 높은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렇게 성공 지능이 높은 사람들이 많이 모인 집단이 반드시 성공하는 조직이 된다고 역설한다.

그녀가 말하는 '성공 지능이 높은 사람'은 편한 길보다는 장애물이 예상되는 길에 더 큰 흥미를 가지며,부정적인 요소를 두려워하기보다 그것을 제거하는 방법에 더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다.

성공 지능지수가 높은 사람,멋진 인재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