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 가을이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던 LG카드 매각작업이 예상보다 늦춰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 이유와 전망을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최진욱기자, 순조롭게 진행되던 LG카드 매각작업이 지연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는데 금방 이해가 안됩니다. 원인부터 살펴볼까요?

[기자1]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이 채권단이 보유중인 LG카드 지분매각작업에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한 것은 5월 중순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산업은행은 인수후보들이 보다 자세한 LG카드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며 2주 정도 실시기간을 연장한다고 밝힌바 있는데요. 바로 이 기간동안 감독당국과 LG카드 매각에 따른 법률적 문제를 비공식적으로 협의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거래법에는 "주주 10인 이상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주식을 5% 이상 매수할 때는 공개매수 절차를 밟아야 하고, 단,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 적용된 기업과 구조조정을 위한 채권단의 협약에 따른 워크아웃 기업은 예외"라는 조항이 있는데요.

(CG1) LG카드 주주현황 (단위:%)

*산업은행 22.93 농협 14.59

*국민은행 10.83 우리은행 8.70

*신한은행 7.14 기업은행 5.95

*하나은행 4.38 삼성생명 1.57

*대한생명 1.29 교보생명 1.09

*시티은행 1.07 삼성화재 0.93

*LIG 0.70 동부화재 0.61

*외국인 및 소액주주 18.13

작년말 현재 LG카드 주주현황을 보면 채권단에 은행이 8곳, 보험사 6곳 등 총 14곳으로 "주주 10인이상"이라는 공개매수 조항에 해당되구요.

이번에 매각절차를 밟고 있는 채권단 보유지분도 최소 51%이기 때문에 이 역시 공개매수 조항에 포함됩니다.

또 기촉법 적용대상이나 채권단의 자율협약에 의한 워크아웃도 아닌 채권단간에 사적 워크아웃으로 지난 2003년말에 LG카드 회생이 결정되었기 때문에 공개매수의 예외조항으로도 인정할 수 없다는게 감독당국의 비공식적인 의견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 매각작업은 어떻게 되는겁니까?

[기자2]

어제 금감위는 법률검토에 들어가겠다고 밝히면서 매각작업이 중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반면 산업은행은 금감위와 협의를 진행하면서 매각절차는 예정대로 밟겠다는 입장을 보였는데요.

그렇지만 금감위의 예외조항 인정여부와 상관없이 매각작업에 속도를 붙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매각지연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특히 예외조항 인정을 받지 못하면 인수후보들의 반발로 매각작업을 아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하구요. 이 경우 연내 매각은 물건너가는 셈입니다.

또 보유지분이 적은 보험사의 주식을 은행이 사들여서 공개매수 조항을 피해가는 방법은 외국인 투자자와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커질 수 있어서 쉽지 않은 작업이 될 전망입니다.

[앵커]

인수후보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만약 공개매수를 해야한다면 인수대금이 크게 늘어나고 시간도 낭비해야하는 상황이 되는데요.

[기자3]

유력 인수후보들은 공개매수가 결정나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는 반응입니다.

애당초 공개매수를 대비해 인수전략을 세웠고, 자금조달도 이에 맞춰서 한만큼 외국인과 소액주주 지분을 매수하더라도 LG카드를 인수하겠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최근 LG카드 주가가 크게 조정을 받았고, 애당초 유통물량도 많지 않아서 주가가 왜곡된 면이 있다고 주장해온 만큼 매각작업이 원점에서 시작할 경우 LG카드에 대한 가치산정은 달라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즉, 매수지분이 늘어나는만큼 주당매수가격도 낮아져야 한다는 논리죠.

또 일부에서는 매각작업이 다시 시작된다면 상대적으로 자금동원력이 우수한 외국계나 인수의사를 포기한 후보들의 재입찰은 배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산업은행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유발된 LG카드 매각 지연가능성은 매각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에는 흠집을 냈지만 LG카드를 둘러싼 금융권 재편 움직임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앵커]

최진욱 기자와 함께 LG카드 매각지연의 원인과 전망을 점검해봤습니다.

최진욱기자 jwcho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