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위암 치료에 경구용 항암제 `젤로다'를 사용하면 항암치료를 위해 병원에 며칠 간 입원하는 데 드는 비용과 불편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강윤구 교수는 5일(미국 현지시간)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회의에서 경구용 항암제 `젤로다'의 효능을 말기 위암 표준치료제 주사약 5-FU와 비교하기 위해 다국가 임상시험을 실시한 결과 젤로다가 5-FU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강 교수 연구팀은 2003년부터 한국, 중국, 러시아, 라틴 아메리카를 포함한 12개국의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환자 316명을 5-FU와 젤로다 투여군으로 나눠 항암제에 대한 종양의 반응률, 항암요법 시작 후의 무진행 생존기간을 비교하는 임상시험을 주도해왔다.

임상시험 결과 항암요법 시작 후 암의 무진행 생존기간과 전체 생존기간이 젤로다 투여군의 경우 각각 5.6개월과 10.5개월, 5-FU 투여군은 각각 5개월과 9.3개월로 나타나 젤로다가 5-FU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

항암제 투여 후 종양의 반응률(종양의 크기가 절반 이상 감소하거나 완전히 없어진 경우)도 젤로다군 41%, 5-FU 투여군 29%로 젤로다군에서 높았다.

이 연구를 주도한 강 교수는 "기존의 위암 표준요법에 사용되던 5-FU 정맥 주사제 대신 경구 약 젤로다를 사용할 경우 항암치료를 위해 병원에 며칠간 입원하는데 드는 비용과 불편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젤로다'는 세계 90여 개국에서 수술을 할 수 없는 대장암, 유방암 등의 항암치료에 쓰이고 있으며 위암이 흔한 한국에서는 2002년 12월 임상 2상 시험 결과 식약청 승인을 받아 수술을 할 수 없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환자의 항암치료에 사용돼 왔다.

한편 로슈사는 이번 연구 결과를 오는 7월 유럽연합(EU) 의약품 승인 기관인 EMEA에 제출해 유럽에서 위암환자의 치료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한국 로슈 울스 플루어키거 사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이 다국가 임상시험과 암 치료 분야에서 국제적인 수준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인정받게 됐다"고 말했다.

(애틀란타연합뉴스) 안은미 기자 em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