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프랑스 등 최고급 명품 핸드백의 생산기지가 한국이란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국에서 생산된 핸드백이 이탈리아 프랑스 등의 주문생산자에게 넘겨져,'루이뷔통''구치''프라다'등 라벨을 붙인 후 다시 국내 시장에 유입된다.

당연히 이들 제품은 국내에서 제조한 원가에 비해 적게는 수십배,많게는 수백배 높은 값에 소비자에게 판매된다.

브랜드의 위력 및 중요성을 실감케 하는 대표적 사례다.

브랜드 파워가 마케팅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하는 시대가 됐다.

기업의 좋은 이미지와 판매 상품의 명성을 대변하는 게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성공한 브랜드는 자산으로서 축적돼 지속적 부가가치를 창출해주기도 한다.


한국경제신문사는 한국리서치와 공동으로 매년 '대한민국 명품브랜드'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학계와 산업계 등 전문가의 공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되며,국내시장에서 소비자의 신뢰를 받는 우수 브랜드들이 대부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할인점 업계의 다크호스인 삼성테스코의 '홈플러스',지난해 진로 소주를 전격 인수함으로써 주류업계를 평정하고 있는 하이트맥주 등은 '국내용'에서 글로벌 수준으로 그 입지를 높이고 대표적 브랜드로 꼽힌다.

'X캔버스''웅진코웨이''Ann''처음처럼''귀뚜라미 거꾸로Ⅱ 가스보일러' 등의 브랜드도 국내에서 쌓은 명성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으로 웅지를 펴고 있다.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가격 품질 등 제품의 외형적 측면이 아닌 브랜드라는 무형가치로 이전되는 추세다.

국내 기업들도 브랜드가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며 자사 브랜드 자산가치를 높이고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시킬 전략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장수 명품브랜드를 구축하는 일은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각 기업들은 기업경영의 무게 중심을 브랜드 경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게 브랜드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 과제로 제시된 게 제품 중심으로 구성된 국내 기업 마케팅 조직을 브랜드 중심 조직으로 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브랜드 관리시스템을 서둘러 도입해 이를 전략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브랜드 전문가들은 또 다(多)브랜드 전략의 일환으로 국내 기업이 '서브(sub)브랜드'를 적극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실적으로 국내 브랜드에서는 삼성 '애니콜'을 제외하면 글로벌 브랜드로 손꼽을 만한 게 별로 없는 실정이다.

영업일선이 아닌 후방에서 지원하는 마케팅 담당자들은 '브랜드'란 말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킨다고 고백한다.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경영진의 최대 관심사항은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구축을 위한 기술혁신과 획기적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경쟁력'이 이제 기업의 운명을 가르기 때문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