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거품 논란이 확산되면서 금융권이 긴장하고 있다.

금융권은 부동산시장 거품론에 대해 찬반이 명확히 엇갈릴 만큼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부동산 불패론 일색이던 기존 분위기에서 상당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금융권에서도 일부 지역에 대한 단기 거품론에서부터 중장기 부동산시장 약세론까지 등장하는 등 거품론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 부동산 거품론자 속속 등장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급격하게 거론되고 있는 부동산 거품론에 동조하는 시각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 팀장은 "부동산 거품론에 대해 일부 동의한다"며 "특히 올 3월께 강남.서초.송파.양천구, 분당.용인 등 일부 지역에서 나타난 상승세는 거품의 결과로 본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해당지역의 경우 약 10~20% 정도의 거품이 끼어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김창수 재테크 팀장도 "최근 전세계적으로 유동성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자산가격에 거품이 낀 것이 사실"이라며 "금리 인상 등으로 유동성이 제거되면 거품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봤을 때 인구구조상 부동산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 부동산 시장이 거품 수준은 아니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한국씨티은행 문수평 차장은 "시장에 퍼진 유동성을 감안해 봤을 때 부동산시장의 상승률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다"며 "상대적인 의미에서 거품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제기된 부동산 거품론은 정부의 희망사항이 다소 반영된 의견으로 급락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집값이 폭등한 지역의 경우 일부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급격한 조정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 부동산 시장 급락 가능성 '작음'

부동산 거품론에 대한 시각은 제각각이지만 시장의 급락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드물다.

국민은행 박 팀장은 "종부세 효과로 매물이 늘어나면서 최근 급등한 지역을 중심으로 올해 말까지 소폭 조정이 예상된다"며 "다만 시장을 주도하는 진정한 부자들이 움직이지 않는 만큼 시장이 단기간에 급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팀장은 "연말을 넘어서면 매물이 귀해지면서 강보합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은행 김 팀장도 "앞으로 5~6년 안에 부동산시장이 크게 조정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한은행 이남수 PB지원실 팀장은 "재건축시장을 사실상 동결해 신규 주택공급이 많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은 작다"며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일부 지역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은

은행업계는 부동산시장에 대한 거품논란이 지속되고 정부 당국의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업계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거품이 급속하게 꺼질 것으로 보지 않는 만큼 영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신한은행 이 팀장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며 "연초에 세운 사업계획을 일부 달성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김 팀장은 "은행들이 강남권의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줄이고 여타 지역을 늘리며, 신용대출 및 중기대출 등 영역으로 확장을 시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은행의 경우 투기지역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이 40%이기 때문에 일본식 급락만 아니라면 자산 건전성에 문제가 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경우 1금융권보다는 주택담보대출 시장도 작기 때문에 영향을 적게 받을 것"이라며 "다만 저축은행은 LTV가 1금융권보다 높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spee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