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에서는 3백여 야드를 날릴 만큼 남자못지 않은 파워를 과시하는 '장타소녀' 위성미였지만 야구장에서는 외야 '페어웨이'로 날아가는 타구가 없었을 정도로 고전했다.

한국프로골프 SK텔레콤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방한한 1천만 달러짜리 천재 골프소녀 위성미(17.나이키골프)가 30일 SK-두산전이 열린 인천 문학구장을 찾았다.

인천 영종도 스카이 72골프장에서 훈련을 마친 미셸 위는 교통 체증 탓에 당초 예정시간보다 35분 가까이 늦은 1시45분께 구장에 도착했다.

안상수 인천시장과 아버지 위병욱씨(미 하와이대 교수)도 동행했다.

그가 늦게 오는 바람에 실내 연습장에서 있을 계획이던 SK 김재현의 타격 지도 및 연습 타격은 모두 취소됐고 경기도 오후 2시에서 평소보다 9분 늦게 시작됐다.

파 72 코스에서 홀당 버디 1개를 한 스코어 '54'를 배번으로 택한 위성미는 흰색 SK 유니폼 상하의와 야구 스파이크를 착용하고 1시55분께 그라운드에 모습을 나타냈다.

팬들은 박수로 환영했고 위성미는 1루 관중을 향해 "야구장에 오게 돼 기쁘다"고 인사했다.

미셸 위는 김재현으로부터 즉석에서 스윙에 대한 원 포인트 레슨을 받은 뒤 그가 던져 주는 토스볼을 알루미늄 배트를 들고 쳤다.

그러나 오랜만에 움직이는 볼을 때려서 감이 없었는지 처음에는 방망이가 헛돌았고 차츰 배트에 공을 맞히더니 내야 땅볼을 쳐내기 시작했다.

가끔 멀리가는 타구가 나오자 관중석에서는 '우와'하는 함성이 나오기도 했다.

위성미는 이어 최태원 SK 코치가 던져주는 배팅볼 타격을 했다.

최 코치는 배팅볼 피칭 전 "아무래도 연습을 안 했으니 밑으로 던져주는 게 좋겠다"고 했지만 실전에서는 정상 피칭을 했다.

위성미는 연방 헛스윙을 해댔고 아주 가끔씩 공에 방망이를 갖다 대 땅볼 타구를 양산했다.

그럴 때마다 관중들은 격려의 박수로 기를 살려줬다.

특히 위성미가 9구째에 날린 날카로운 타구가 최 코치의 글러브를 맞히자 '놀랍다'는 반응은 절정을 이뤘다.

위성미는 "4살 때 야구를 한 이후 오랜만에 야구장을 찾아 기분이 좋다.

역시 타격은 힘들고 좋은 추억으로 안고 가겠다"고 말했다.

위성미는 시타가 끝난 뒤 팬들의 요청으로 1루 관중석 앞에서 장타 소녀의 골프 스윙을 두 차례 시연, 박수를 받았다.

이어 시구자로 나서 SK 포수 박경완의 미트에 아리랑볼로 공을 꽂아 넣었다.

한편 문학구장에는 위성미를 취재하기 위해 50여명 가까운 취재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SK 관계자는 "문학구장 개장 이후 언론 관계자가 가장 많이 몰린 것 같다"며 기념 사진(?)을 찍기도 했다.

SK 선수단도 "마치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것 같다", "미셸이 대단하긴 대단하다"며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미셸 위는 5월1일 스카이72골프장에서 지난 대회 챔피언 최경주(36.나이키골프)와 함께 합동 기자회견을 갖는다.

또 팬들과 직접 원포인트클리닉도 열고 MBC TV 오락 프로그램 '무한도전'도 녹화한다.

2일은 대회에 대비한 코스 점검과 연습 라운드로 하루를 보내고 3일 프로암 대회 출전에 이어 4일부터 4라운드 경기에 돌입한다.

(인천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