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계절이 다가왔다. 많은 고등학생들이 수학여행을 이미 다녀왔거나 갈 예정일 터다. 기업체에서도 주5일 근무제가 확대되고 학교에서는 월 2회 노는 토요일이 생겨 가족 단위 여행도 늘어나고 있다. 가족 여행은 가족간의 정을 돈독하게 하는 한편 다양한 체험을 통해 견문을 넓힐 기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놀아본 적' 없는 이들에게는 여행지 선정이나 여행 일정 잡기가 만만찮은 스트레스일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여행과 관련된 직업인 '여행상품기획가'(Tour Planner)가 유망 직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직업정보 전문기관인 고용개발원은 앞으로 일자리가 늘고 보수도 좋은 '미래형 유망직종' 58개를 발표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응용소프트웨어 개발자,정보기술(IT) 컨설턴트 등 8개 분야 58개 직종 가운데 여행상품기획가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여행상품기획가의 주된 업무는 고객의 흥미를 자극할 수 있도록 색다른 여행 상품을 개발하는 일이다. 성별 연령 직업 여행목적 등 고객의 다양한 취향과 조건에 맞춰 다른 여행사와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한다. 여행 일정 조절,항공권 예약,현지 호텔 예약 등 해당 상품과 관련된 모든 과정이 이들의 손에서 기획된다.

그 중에서 관광여행기획자는 단체 여행의 모든 여정을 기획하는 한편 여행객과 동행하면서 움직임을 보살피는 일을 맡는다. 국내외 항공편 및 교통편,숙박시설,관광 명소 등을 선정해 일정을 짜고 경비를 산출하는 등 여행 상품 개발 전반을 책임진다. '고객만족'이 가장 큰 과제다. 고객이 원하는 여행 상품을 소개하고 여권 발급,환전,숙소 예약 등 여행에 필요한 제반 업무를 대행하는 일도 맡는다. 관광여행 기획자가 되려면 대학에서 관광학 등을 전공하고 여행사에 취직하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다.

여행상품기획가가 되기 위한 특별한 조건은 없다. 그러나 관련 분야의 경력이 있거나 국내외 여행을 많이 한 경험이 있으면 아무래도 유리하다. 관광이나 여행 관련 학과를 수료하거나 한국관광공사에서 실시하는 통역안내원 자격이나 사회 교육원에서 마련한 TC 졸업장이 있다면 채용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하지만 전공이나 자격증보다는 무엇보다 여행이나 관광에 흥미를 가지고 다채로운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업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획과 마케팅 능력도 필요하다. 아울러 사람을 대하는 서비스 업종인 만큼 친화력과 서비스 정신도 필수적이다.

여기에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협상력,화술,재정 관리 능력 등이 뛰어날수록 유리하다. 지리,운송,역사,영업과 마케팅,영어 등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다. 유연한 상황 적응력과 리더십,꼼꼼한 성격이라면 더할나위 없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 중인 여행상품기획가는 1600여명으로 대부분 남성이다. 전문대졸 이상의 학력자가 대다수이며 역사.고고학,도시.지역학,지리학,관광,경영,호텔 경영학을 전공한 경우도 많다.

여행상품개발원 종사자의 일년 평균 임금은 2228만원. 2004년도 중앙고용정보원이 조사한 '산업별.직업별 고용구조 조사' 전체직업 일년 평균임금(1999만원)보다 10% 이상(229만원) 많다.

향후 여행상품기획가 부문의 신규 일자리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주5일 근무제가 본격화되고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여행과 레저 산업이 성장할 수밖에 없어서다. 또 아시아 내 한류 열풍으로 외국인 유치 관광산업도 본격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창의력과 열정을 가진 인재라면 얼마든지 도전해볼 만하다. 참고 사이트로는 한국관광공사(www.knto.or.kr),한국관광협회중앙회(www.koreatravel.or.kr),일반인여행업협회(www.kata.or.kr) 등이 있다.

이영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careeri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