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대회에 앞서 "(한국이) 앞으로 30년 동안 (일본을)이길 생각을 못하게 해주겠다"는 돌출발언으로 국민들을 분노케 했던 일본의 야구 스타 스즈키 이치로.

지난 2004년 시즌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기록인 262개의 안타를 생산해 낸 그가 올 시즌에는 19타석 연속 무안타를 기록하는 등 저조한 성적으로 체면을 구기고 있다.

이에 이치로의 소속팀 감독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세금과 이치로의 안타는 없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스타 플레이어의 '기'를 살려주기 위한 의도가 다분한 발언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치로의 안타와 비교대상이 된 것이 '세금'이란 사실이다. 왜 하필 세금일까.

미국에는 "세금과 죽음은 피할 수 없다"는 속담이 있다고 한다. 세금은 한 인간이 태어나 죽음에 이를 때까지 줄곧 함께 한다는 것을 빗댄 속담이다. 뒤집어 보면 죽지 않으면 세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상 이 속담은 만국공통이나 다름 없다. 대한민국 헌법 제38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에 의거한 납세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흔히 '신성한'이라는 수식어까지 동원해 납세의무를 떠받들고(?) 있다.

이 같은 납세의무를 국민들이 이행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 정부는 두꺼운 '세법'을 만들어 각종 세금을 국민들에게 부과하고 있다. 종류도 다양하다. 여기에 '부담금'이라는 무늬만 다른 세금도 부과하고 있다.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 월급을 받으면 소득세, 주민세 명목으로 일정액이 자동으로 빠져나간다. 설렁탕 한 그릇 사 먹어도 음식값에 포함된 부가가치세를 내게 된다. 자동차라도 한 대 있으면 기름값에 붙는 무지막지한 세금을 낸다.

여기서 그친다면 오산이다. 집 한 채 가진 것도 납세의무는 봐주지 않는다. 재산세도 내야 하고 조금 비싼 집이라면 종합부동산세도 내야한다. 일상생활 곳곳에 세금지뢰가 쫙 깔려 있는 것이다.

이처럼 '생활속' 납세의무로 인해 우리 국민들은 1년에 무려 200조원이 넘는 돈을 국가에 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근자에 들어 대한민국 정부는 세금 좀 더 내라고 염치없이(?) 손을 벌리고 있다.

고질병이나 다름없는 정부당국의 예산(세금)낭비 관행은 고칠 생각을 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국민들이 정부당국에 따가운 눈총을 보내는 것도 이 때문인 것이다.

우스갯 소리 한 마디.

이치로의 안타와 세금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 분명 어폐가 있다. 이치로는 운동선수다. 따라서 그라운드를 떠나면 그의 안타는 사라진다. "이치로의 안타는 사라지지만 세금은 사라지지 않는다"가 맞다.

그렇다면 정말 세금을 없애는 방법은 없을까? 사실상 없다. 국가가 없어지거나 혹은 납세자 본인이 죽지 않는 이상.

조세일보 / 김진영 기자 jykim@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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