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룹 계열사의 부실채무 탕감 로비 혐의로 전 회계법인 대표 김동훈(57)씨의 구속영장이 청구됨에 따라 현대차 그룹의 채무 관련 비리가 새로운 검찰 수사의 표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차 그룹 계열사 가운데 부실채무 탕감 의혹의 대상이 된 기업은 ㈜위아(옛 기아중공업)와 카스코(옛 기아정기), 본텍(옛 기아전자) 등 3개사로 모두 1997년 기아사태 때 계열분리됐다가 현대차그룹에 합병된 공통점이 있다.

◇ 위아



㈜위아는 기아중공업 시절인 1998년 7월 악성채무를 해결하지 못하다 창원지법에서 담보채권은 연 9%, 무담보채권은 연 8.5%의 이자를 붙여 5년 거치 5년 분할 상환한다는 조건으로 화의인가를 받았다.

기아차가 대주주였던 위아는 현대차가 기아차를 인수하면서 1999년 10월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인 윈앤윈21에 46.6%, 한국프랜지공업에 44.0%의 지분이 넘겨졌고, 윈앤윈21 지분은 큐캐피탈파트너스에 전량 매각됐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차가 2001년 12월 ㈜위아 주식을 45.3%씩 총 90.6%를 재인수하면서 연간 당기순이익이 611억원이 넘던 회사 주식 694만주를 주당 100원, 총액 기준 7억원도 안되는 돈으로 인수해 그 배경을 놓고 의혹이 일었다.

기아차가 부실이 쌓인 ㈜위아를 CRC와 한국프랜지에 파킹(특수관계인 등에게 회사의 지분을 맡겨두는 것)시켜두고 부실채무를 털어낸 뒤 다시 편법으로 재인수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던 것.
윈앤윈21과 큐캐피탈은 모두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고 한국프랜지공업의 대주 주는 정몽구 회장의 고모부인 김영주 명예회장이어서 이런 의심을 짙게 한다.

기아차 측은 "당시 자산부채 인수방식으로 위아 지분을 싸게 인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명확한 해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자산부채 인수방식을 사용하면 인수자는 기업의 부실채무를 떼어내고 우량자산과 부채만 선별해 인수할 수 있다.

◇ 카스코



카스코도 기아정기 시절인 1998년 7월 법원의 화의인가를 받았고 1999년 12월 한국프랜지공업이 회사지분 41.25%를 기아차로부터 인수했다.

그런데 카스코는 2003년 8월부터 2004년 6월 말까지 무려 426억원이 넘는 채무를 `화의채무 일부상환'을 이유로 탕감받았다.

2003년 8월 215억 3천407만원, 9월에 10억2천418만원, 12월에 35억6천734만원이 탕감됐고 2004년 6월초에 68억6천만원, 같은 달 말에 97억8천600만원을 잇따라 탕감받은 것이다.

카스코는 2005년 6월 현대모비스가 한국프랜지공업으로부터 이 회사 지분 38.3%를 257억원에 장내매입해 현대차 계열사에 재편입되는 등 위아와 유사한 구조로 현대차 그룹에 되돌아왔다.

◇ 본텍



자산관리공사(캠코)는 1997∼1999년 사이 금융기관들로부터 ㈜위아와 카스코 및 본텍의 부실채권을 서울ㆍ제일ㆍ신한ㆍ하나은행과 신한ㆍ대한ㆍ삼삼ㆍ고려종금으로부터 인수했다.

부실채권 규모는 위아가 739억8천만원(캠코 인수가 256억원), 카스코가 16억원(인수가 2억원), 본텍이 146억원(인수가 107억원)이었다.

본텍 역시 기아차가 윈앤윈21 등 CRC에 매각했다가 2001년 12월 ㈜위아와 같은 시기에 함께 현대차 그룹에 편입돼 ㈜위아나 카스코와 같은 경로를 거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 lilygarden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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