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 축구의 감동과 환희를 가슴 깊이 묻어둔 지 어느새 4년이 훌쩍 지나갔다.

선수들은 선수들대로,팬들은 팬들대로 그날의 감동을 재현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2002년 월드컵은 많은 것들을 남겼다.

국민들의 성숙한 응원 문화나 단합하는 한민족의 모습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뜨거운 감동이다.

한 달이라는 기간 우리는 그 무엇보다 순수하게 승리를 염원했고 선수들의 선전에 기뻐하며 월드컵을 즐겼다.

그러나 무엇이든 그 이면에는 자본 경쟁과 연관되게 마련이다.

벌써부터 기업들은 '제2의 월드컵 특수'를 노리며 선수들,팬들과는 또 다른 준비를 하고 있다.

윤도현 밴드가 애국가를 록 버전으로 바꾸어 월드컵 응원가로 사용하겠다고 발표한 일로 네티즌들 사이에 찬반 논란이 뜨겁다.

애국가는 경건하고 엄숙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대론자들은 무엇보다 애국가가 기업의 홍보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에 반대하는 찬성론자들은 애국가를 모든 국민이 부르면서 더 친숙해질 수 있으며 표현의 자유도 중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사실 '록 버전' 애국가 논쟁은 기업들의 이윤 다툼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번 일은 붉은악마가 지난 월드컵의 붉은악마 후원사를 SKT에서 KTF로 옮기며 시작됐다.

2002 월드컵에서 붉은악마 후원사로서 긍정적인 이미지 마케팅에 성공한 SKT는 붉은악마 후원사가 KTF로 넘어가자 붉은악마 대신 윤도현 밴드를 내세운 것이다.

"오~필승 코리아"의 실질적인 소유권을 붉은악마가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며,윤도현 밴드의 록 버전 애국가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탄생한 것이다.

표면적으로 경건한 애국가와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네티즌들 사이의 공방이지만 실제로는 SKT-윤도현 밴드와 KTF-붉은악마의 대립인 것이다.

이제 모두가 월드컵이라는 큰 축제를 기다리고 있다.

이런 축제분위기 속에서 기업들의 이윤 챙기기에 순수한 응원 정신마저 위협받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과 팬들의 승리에 대한 염원이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변모해가는 것은 견제해야 한다.

한지연 생글기자(이천 양정여고 3년) kwsiriu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