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외환위기와 대우그룹의 몰락 직전까지 대우증권은 국내 증권업계 부동의 1위였다. 특히 국제업무 분야에서는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다. 1984년 뉴욕증시에 처음으로 '코리아펀드'를 상장시켰고 삼성전자 해외 전환사채(CB),포스코 해외 주식예탁증서(DR) 발행의 주간사도 맡았다. 인도 중국 홍콩에서는 현지 기업의 상장에 관여했으며 헝가리에서는 단독으로 대우-헝가리은행을 설립,운영했다. 루마니아 우즈베키스탄에 합작은행을 만들고 체코에는 리스업체를 설립하기도 했다. 비록 그룹의 해체로 해외에 설립한 은행들이 넘어가고 국제업무는 급속히 위축됐지만 당시 사업을 주도했던 대우증권 국제부 인력들은 세계적인 선진 금융업체에 못지 않은 노하우와 경험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자부하고 있다. 이들은 지금도 'DWS포럼'(회장 김석중 굿모닝신한증권 부사장)을 통해 정기적인 만남을 갖고 끈끈한 정을 이어가고 있다. DWS포럼은 지난 2001년 출범한 대우증권 국제영업본부 출신 인사들의 모임이다. 회원은 150여명으로 여전히 현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쟁쟁한 인사들이 즐비하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황건호 증권업협회장,손복조 대우증권 사장,김기범 한불종금 사장,강창희 미래에셋증권 투자교육연구소장 등이 꼽힌다. 황 회장은 대우증권에서 뉴욕사무소장과 국제금융부장을 거쳤다. 뉴욕사무소장 시절 뉴욕증시에 코리아펀드를 상장시켰다. 강 소장은 1992년 외국인 직접투자가 허용될 당시 국제영업부장을 맡아 외국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주식중개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대우증권 사람들은 황건호 국제금융부장과 강창희 국제영업부장 시절인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을 대우증권 국제영업본부의 전성기였다고 회고하고 있다. 당시 증시 상황도 아주 좋았다. 1992년 증시개방으로 외국인들이 각 종목당 3%를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되면서 주가는 94년 11월에 1137포인트까지 치솟았었다. 현재 대우증권을 이끌고 있는 손복조 사장은 도쿄사무소장 출신이다. 손 사장은 당시 일본투자자금 유치를 위한 이중과세방지협정 체결,외국인투자자 등록제 개선 등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씨티은행 출신의 김기범 사장은 대우-헝가리은행 설립의 실무를 주도했었으며 초기 운영을 맡아 우수한 경영실적을 냈다. 외환위기 이후 은행업종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날린 윤용철 리먼브러더스 전무,증권가에서 최고의 투자전략가로 인정을 받고 있는 이남우 메릴린치 전무,적립식펀드를 가장 먼저 내놓아 지난해 주가 상승의 숨은 공로자로 꼽히는 최홍 랜드마크투신 사장,리서치 마케팅을 통한 국제·법인영업 분야를 개척해온 김석중 굿모닝신한증권 부사장 등도 DWS포럼 회원이다. 이 밖에 송종 전 교보증권 사장,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사장,김태복 글로벌에셋자산운용 대표,조은성 증권선물거래소 본부장보,김홍곤 동부증권 상무,송경섭 골드만삭스 전무,백경화 코아베스트 대표,안성일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등도 빼놓을 수 없다. DWS포럼은 매년 분기별로 전체 모임을 갖고 외부인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등 친목과 세미나를 병행하고 있다. 2001년 출범 이후 황건호 회장,강창희 소장,구자삼 본캐피탈 사장,김형진 전 교보투신사장,김기범 사장 등이 모임을 이끌었고 지난해 말부터 김석중 부사장이 회장을 맡고 있다. 김석중 부사장은 "80∼90년대 대우증권 국제영업본부 멤버들은 대부분 자본시장 국제화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사람들"이라며 "이들을 통해 우리 경제의 자본자유화 과정을 되돌아볼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