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22일 계열사 임원진에 대한 정기인사를 단행하면서 조흥은행에 대한 배려를 강조했으나 실제로는 차별을 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통합 신한은행의 출범과정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조흥은행 노동조합이 이번 인사에 반발하고 있어 통합은행 출범전부터 잡음이 일고 있다. 신한금융은 이날 신한은행, 조흥은행, 굿모닝신한증권, 신한카드, 신한캐피탈, 신한신용정보 등 각 자회사별로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대표이사 및 경영진 인사를 단행했다. 신한금융측은 이날 인사에서 통합 신한은행의 부행장에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측인사를 6명씩 선임해 균형을 맞췄다며 조흥은행에 대해 배려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날 선임된 통합 신한은행의 부행장 12명 가운데 채홍희, 문창성, 최원석, 공윤석, 강신성씨 등 현 부행장과 이남 뉴뱅크추진본부장 등 조흥은행측 인사가 모두 6명 포진했다. 그러나 조흥은행 인사들 가운데 김희수, 김재휴, 최인준 부행장은 낙마했으며, 당초 굿모닝신한증권 부사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던 최방길 부행장도 조흥은행의 자회사인 조흥투신 상무로 옮기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에 비해 신한은행 부행장들 가운데서는 윤광림씨가 제주은행장에 내정된 것을 비롯해 한민기, 한도희 부행장도 각각 신한데이터시스템 사장과 신한캐피탈 사장으로 '영전'했다. 또 서진원 부행장은 신한지주 상무직에 선임됐으며 오상영, 이휴원, 최상운, 김은식 부행장 등도 통합은행 부행장에 올라 양신근 부행장만 유일하게 자리를 얻지 못했다. 조흥은행 부행장 9명 가운데 5명이 현직을 유지하고 1명은 오히려 사실상 강등됐으며 3명은 자리를 잃었다는 점과는 대비를 이루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금융계에서는 통합은행이 신한은행의 주도로 조직됐기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면서도 신한지주가 밝힌 '조흥은행에 대한 배려'는 실제로 찾아보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숫자로는 같은 비율이지만 사실상 신한은행측에 치중된 인사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며 "향후 통합은행의 인사와 운영이 어떻게 될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행보"라고 말했다. 특히 신한은행과의 통합에 대해 반발하며 50일 가까이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조흥은행 노조는 이번 인사로 신한지주측이 숨겨왔던 속내를 드러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또 그간 노조와 대립각을 세웠던 채홍희 조흥은행 부행장이 통합은행 부행장으로 선임된데 대해서도 '노조에 대한 신한지주의 선전포고'라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노조 관계자는 "통합은행장이 노사간 협력 의지를 확인시킬 수 있는 첫번째 시험무대가 이번 임원선임이었다"며 "그러나 채홍희 부행장을 선임하는 등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한지주 관계자는 "이번에 자리를 얻지 못한 조흥은행 부행장들은 기회가 있으면 중책을 맡길 수 있다"며 "최대한 투명하고 객관적인 인사기준을 적용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