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올해 의미있는 '세계 1위' 타이틀을 하나 따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2004년 세계 항공수송 통계'에서 국제 항공화물 수송 실적 1위에 등극한 것.화물운송 실적은 81억6400만t-km.이 부문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해온 독일 루프트한자(80억2800만t-km)를 제쳤다. 3,4위는 싱가포르항공(71억4300만t-km)과 캐세이퍼시픽항공(58억7600만t-km)이 각각 차지했다. 대한항공의 국제 항공화물 수송 세계 1위는 물류 서비스 분야에서 처음으로 거둔 쾌거라는 점에서 국가적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전체 수송 화물 중 인천공항을 거쳐가는 해외 수주 화물이 60%에 달해 인천공항을 동북아 허브 공항으로 성장시키는 데도 한 몫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대한항공의 실적인 81억6400만t-km는 B747-400F 화물기가 최대 탑재량인 100t의 화물을 싣고 인천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LA)까지 8250회를 수송한 양에 해당된다. 1969년 창사 당시 수송량인 194만t-km와 비교하면 36년 만에 화물 운송량을 4200배 키운 셈이다. 대한항공은 1971년 B707 화물기를 태평양 노선에 운항하면서 국제 화물운송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어 1974년에는 같은 노선에 B747 점보 화물기를 세계 최초로 투입했다. 의류 등 경공업 제품이 우리나라 수출품의 주종을 이루던 당시 태평양 노선에 대형기를 띄운 것은 일종의 모험이었지만 '물류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고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의 판단은 빗나가지 않았다. 1980년대 미국 일본 등에 화물 전용 터미널을 확보,물류 거점을 확충했으며 1990년대 들어 B747-400F 위주로 기단을 재편한 데 이어 2003년 아시아 최초로 대형기인 B747-400ERF를 도입,성장에 가속도를 붙였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특히 2000년 9월 세계 최초의 항공화물 동맹체인 '스카이 팀 카고' 출범을 주도하며 시카고 베이징 광저우 뭄바이 빈 오슬로 노선 등 신규 성장 노선에 과감히 진출했다. 그 결과 2002년엔 세계적 항공전문지인 에어트랜스포트월드(ATW)로부터 '올해의 화물항공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한항공이 화물운송 부문에서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요인은 최신기인 B747-400 ERF 등을 포함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점보 화물기(19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수십년간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첨단 설비를 갖춘 국내외 전용 터미널,고품질 서비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또 중국을 비롯해 인도 동유럽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에 한 발 앞서 뛰어든 블루오션 전략도 대한항공이 화물 세계 1위에 오른 동력이었다. 아시아의 무명 항공사에서 과감한 해외 시장 개척으로 화물 세계 1위의 신화를 이룩한 대한항공이 어떻게 정상의 자리를 유지해 나갈지 관심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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