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통 중국 김치서 납성분이 검출되고 기생충 알이 발견되면서 일어난 `김치 파동'이 태평양을 건너 재미동포사회에도 몰아치고 있다. 26일 미주 한국일보와 중앙일보 등 현지 동포신문과 방송들에 따르면 김치 파동 이후 각 한인 마켓의 배추 등 판매량이 늘고 있으며 배추값도 폭등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농협과 종갓집 김치 등 한국산 김치만을 찾고 있다. 현지 김치 생산 업체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른바 `LA 김치'는 대개 중국산 고춧가루, 마늘, 젓갈 등의 양념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동포들이 이마저도 못믿어하는 분위기이다. 현지의 한 인터넷 쇼핑몰이 이달 초 동포 주부 400여 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가 올해 김장을 직접 담글 것이며 28%는 직접 김장을 하지 않더라도 부모나 친지가 담근 김치를 가져다 먹겠다고 대답해 `시판김치 불신' 분위기를 반영했다. 사먹겠다는 사람은 고작 1.8% 수준이었다.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맞벌이 부부인 주부 K씨는 "바쁘다 보니 김치를 포함한 밑반찬 대부분을 사다 먹는데 김치 파동 이후에는 생산지를 꼼꼼히 확인하고 구입한다"며 "이웃과 의논해 한 달에 한두 번 함께 김치를 직접 담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산 김치의 불신은 한국산 김치 판매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순수 한국산 배추와 고춧가루 양념으로 담근 한국산 김치가 미국 진출 이래 최대 호황을 맞고 있다. 한국산 김치를 수입 판매하는 한 유통업체는 올해 김치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6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치의 비위생적인 제조 과정이 문제되고 있는 가운데 미시간주에서는 주방용 행주가 포장 김치에서 발견되는 일이 벌어져 재미동포사회는 긴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종업원이 업주에 앙심을 품고 고의로 이물질을 집어 넣은 것으로 밝혀졌다. 김치 파동은 나물 등 건채류와 절임 밑반찬까지 중국산 식품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번지고 있다. 현재 타운 마켓에서 판매되는 포장 밑반찬과 밑반찬 재료의 대부분은 중국산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기, 꽃게 등 해산물과 각종 젓갈류의 상당수도 중국산이 점령하고 있으며 심지어 중국산 구운 김도 판매하고 있다. 한 대형마켓 매니저는 "동포들이 즐겨 찾는 밑반찬의 대부분은 중국산이라 생각해도 무방할 정도"라며 "한국에서 수입된 것이라고 해도 실제로는 중국산을 수입해 포장만 다시 한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운반 및 판매에 소요되는 시간 등을 감안할 때 변질 방지를 위한 방부제 처리 등이 불가피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ghwang@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