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줄기세포허브를 설치, 세계 과학계와 연구 성과와 기술을 나누기로 했다는 소식이 19일(현지시간) 미 주요 신문들을 통해 전해지면서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가 다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 신문은 특히 미 정부의 줄기세포 연구 규제로 이 분야 연구에 제약을 받던 미국 과학자들이 정부 규제를 우회해 연구할 길이 열렸다는 점과 황 교수 팀이 줄기세포 연구를 통한 질병 치료를 앞당기기 위해 자신들의 연구 업적을 세계 과학계와 공유하려는 개방성에 주목했다. 특히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미국 과학자들이 한국의 줄기세포허브로부터 줄기세포 연구용 인간배아를 얻기 위해 "줄을 설 것"이라는 하버드 의대 교수의 말을 전하면서도 "일부에선 한국의 줄기세포허브가 생명윤리를 준수한다는 점이 확실해질 때까지 줄기세포허브와 긴밀히 협력하는 게 망설여진다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언론보도들은 황 교수를 언급할 때 '복제 인간 배아를 처음 만든 과학자', '인간배아에서 DNA를 제거하는 정교한 기술을 터득한 유일한 과학자', '황 교수팀은 인간배아 줄기세포 복제에 성공한 세계 유일의 팀' 등으로 묘사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한국의 줄기세포허브 개설은 "복제분야 세계 주도국인 한국의 전문기술과 미국 및 유럽의 생물학 지식의 결합"으로 "미국에선 정치적 반대 때문에 지지부진한 의학연구 분야의 발전을 가속화할 수 있는 계획"이라는 찬성론측의 입장을 소개했다. 신문은 허브 개설 행사 개최직전 작성한 이 기사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함으로써 한국 정부의 지원을 부각시키고, 이 계획에 참여할 예정인 캘리포니아 라 홀라 번햄연구소의 줄기세포 연구실장 에반 스나이더의 말을 인용, "정치와 자금 문제로 인해 이 분야 기술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 특정 한 국가에서 발전했다"며 "한국인들의 기술은 정말 훌륭하다"고 전했다. 신문은 그러나 줄기세포허브가 미국에서 이미 진행중인 생명윤리 논쟁을 더욱 첨예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 타임스 역시 허브 개설 공식 행사 개최전 '뉴 잉글랜드 의학지(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보도를 주로 인용,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관련 첫 성과와 줄기세포허브의 앞으로 역할과 세계 과학자들과 협력 내용을 소개했다. 이 기사에 인용된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의 아널드 크리그스타인 줄기세포연구소장은 한국측에서 제휴를 타진해왔으나 독자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사양했다며 "미국에선 윤리 논쟁이 이 분야 연구에 찬물을 끼얹었으나, 한국인들은 자신들의 기술을 발전시켰으며, 앞으로 다른 많은 연구소들이 노력하면 그 기술이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한국인들이 세계에 줄기세포를 제공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을 비롯해 다른 나라 연구자들도 황 교수를 따라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며 "일부 미국 과학자들은 미 정부가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연방자금을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지 않았다면 미국에서도 해낼 수 있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전해 황 교수팀의 성과를 보는 미 과학계 일각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의 줄기세포허브가 만들어내는 줄기세포를, 수입도 원천금지한 사우스 다코다주를 제외하고 다른 모든 주에서 연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보스턴 글로브는 "한국 정부가 이 허브의 자금 일부를 충당키로 한 것은 부시 대통령의 정책과 대조적"이라고 지적하고 특히 황 교수팀의 개방성에 주목했다. 이와 관련, 하버드대 인간세포 복제팀의 케빈 이건은 황 교수팀의 연구 개방에 "박수를 보낸다"며 "전 세계 과학자들에게 관련 기술을 전파하겠다는 황 교수팀의 공약 이행이 더욱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문은 그러나 윤리문제와 연방 및 주정부의 각종 규제로 인해 미국내에서 한국의 줄기세포 허브와 협업이 지연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줄기세포 연구관련 기술은 "아직 유치 단계이기 때문에 (한국의 허브에) 기술이 집중되는 게 현명한지 의문이다. 다른 분야 기술처럼, 이 분야도 다양한 곳에서 혁신을 통해 진보할 수 있다"는 미국 독자 기술론도 있다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캐나다의 오타와 시티즌지도 세계줄기세포허브 개설 소식을 전하며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북미지역의 법적, 윤리적, 정치적 장애물을 우회할 수 있는 해외 안식처"라고 묘사했다. 이날 미 언론들은 황 교수팀이 자신들이 제공하는 줄기세포에 대한 특허를 받지 않고 사용료만 받기로 한 점도 특기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