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자를 고정적인 주수익원으로 삼고 있는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 자체가 무의미할 만큼 새롭고 가능성이 풍부한 '블루오션'을 찾기란 만만치 않다. 첨단 서비스 산업인 만큼 고객의 요구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가운데 차세대 기술의 방향성을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것은 어려운 과제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통사들은 '요금 인하'에 대한 끊임없는 압박으로 수익의 안정성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19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한 국내 1위 이통사인 SK텔레콤은 그래도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선 입장이다. 가장 큰 강점은 51%대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수익 구조.지난해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9조7036억원,1조4948억원을 기록하는 위용을 과시했다. 올해는 10조원대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강력한 수익 기반을 발판삼아 '미래의 푸른 바다'가 될 만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행보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영화 음악 게임 등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통해 무선인터넷 매출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는 한편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3세대(WCDMA) 등 21세기형 서비스에 대한 투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좁은 국내 무대를 벗어나 그동안 쌓아온 통신 기술과 노하우를 해외 시장에 수출하는 기회도 엿보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가장 돋보이는 영역은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사업이다. 유선과 무선을 연동시킨 미니홈피 서비스 '모바일 싸이월드',유료 음악 포털 서비스 '멜론'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모바일 싸이월드'는 최근 서비스 개시 1년6개월 만에 이용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1500만명이나 된다는 '싸이족'을 겨냥해 개발된 이 서비스는 휴대폰에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설치하거나 무선인터넷 '네이트'에 접속해 이용할 수 있다. 본인의 '싸이 미니홈피'에 새 글이 올라오면 문자메시지로 바로 통보받을 수 있고 휴대폰으로 미니홈피에 글을 올릴 수도 있어 편리하다. '멜론'도 주간 방문자 수 평균 100만명을 유지하는 등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멜론'은 PC나 MP3폰,MP3플레이어 등 다양한 기기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유료 서비스다. KTF의 '도시락'과 LG텔레콤의 '뮤직온' 등 타 이통사 음악 포털 서비스는 고전하고 있는 데 반해 '멜론'은 인기 유료 음악 사이트인 맥스MP3,뮤즈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쟁을 펼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고화소 카메라폰,3차원(3D) 게임폰,위성DMB폰 등 고성능 단말기가 급속히 보급되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폰티즌'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BM)로 정립되고 있다"며 "앞으로 매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에의 도전은 '레드오션'으로 귀결될 수 있는 국내 업체들끼리의 출혈 경쟁을 지양한다는 차원에서 의미 있는 과제다. SK텔레콤은 미국의 3대 인터넷 사업자인 어스링크와 현지 이통사업 추진을 위한 조인트 벤처를 설립,해외 시장의 '블루오션' 개척에 나서고 있다. 양사가 2억달러씩 투자해 지난 3월 공식 설립된 SK·어스링크는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이르면 올해 말부터 MVNO(가상이동통신망 사업자)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의 뛰어난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선보임으로써 미국 시장에서도 '네이트' 바람을 불러일으킨다는 야심찬 전략이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