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이 합병을 위한 통합추진위원회 구성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사측과 노조의 갈등조짐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조흥 두 은행은 당초 예정대로 내달 초 통추위를 발족키로 하고 막바지 물밑 교섭을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조흥 노조는 올해 임단협 요구안에 노조의 통추위 참여를 포함시키는 등 통합과정에서의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조흥 노조,통추위 참여 요구 조흥은행 노조는 "이번 주 중 조흥은행 사측에 통추위 구성과 관련된 요구사항을 포함시킨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제출하고 협상을 본격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흥 노조는 이를 위해 개별 지부차원의 임단협 협상권을 금융노조로부터 위임받았다. 조흥 노조는 앞서 지난 6월 조합원 투표를 통해 △노조의 통추위 참여 △조흥 출신 통합 은행장 선출 △통합 은행 이름 '조흥'으로 채택 등의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한 바 있다. 여기에 조흥은행의 전직 행장들도 이르면 금주 중 '행명 지키기 운동본부'를 발족하고 조흥은행 이름 사수에 나설 예정이어서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임원진 인사 문제도 복병 인사를 둘러싼 문제도 새로운 갈등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조흥은행 부행장 10명 중 5명의 임기가 오는 26일 만료되는데 이 중 상당수가 교체될 것이라는 설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정작 신한지주측에서는 "통합을 앞두고 있어 인사가 소폭에 그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물갈이설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통추위 위원장 자리를 놓고도 노사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최동수 조흥은행장은 이달 초 "통추위 위원장은 제3자가 맡기로 돼 있고 합의서대로라면 신한지주측도 제3자에 해당된다"고 말해 노조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감성통합 노력은 지속 이런 와중에도 두 은행 직원 간 '화합'을 위한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신한과 조흥은행 직원들은 지난 21일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신한은행배 2005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에서 공동 응원 행사를 가졌다. 이 경기에서 조흥은행 임직원 가족 400여명과 신한은행 임직원 가족 1000여명 등 총 1400명이 한데 어우러져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특히 신한은행이 극적인 승리를 거두자 두 은행 직원들이 한데 모여 축제 분위기에 젖기도 했다. 또 조흥 임직원들의 이런 응원에 호응,신한은행 임직원들도 조만간 조흥은행이 운영 중인 '금융박물관'을 찾아 108년 역사의 조흥은행을 배우는 기회를 갖기로 했다. 이처럼 두 은행 간 본격 통합을 앞두고 '갈등'과 '화합'의 엇갈린 모습이 연출됨에 따라 '선통합-후합병'이란 국내 금융권의 첫 시도가 어떻게 결실을 맺을지 금융계가 주목하고 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