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비리 의혹에 휘말린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의 거취가 조만간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김 부회장간의 앙금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현 회장과 김 부회장은 전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주최한 8.15 민족대축전 북측 대표단 환영오찬에 함께 참석했지만 별다른 이야기는 나누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테이블이 달라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다"면서 "지난주에 두 분이 통화를 한 적은 있지만 거취를 포함한 개인비리 문제는 전혀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김 부회장이 개인비리와 관련해 아직 그룹측에 사과를 포함한 어떤 입장도 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대측은 북측 대표단이 돌아간 뒤 현대아산 이사회를 열고 김 부회장의 거취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사회는 당초 지난 12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8.15 민족대축전 등의 이유로 연기됐으며 아직 날짜가 결정되지 않았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이사회 일원인 김 부회장이 직접 이사회에 참석해 표명하는 입장을 들어본 뒤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측에서는 그가 대표이사직만 사임하고 부회장직을 맡아 경협사업에 계속 힘써 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그가 대표이사직과 부회장직을 함께 사임하고 고문으로만 남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김 부회장은 의혹이 불거진 지난 8일 이후 8일만인 이날 계동 본사에 잠깐 출근했지만 임직원과 만나지는 않은 채 잠시 사무실에 머물다 다시 외출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