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 잡아라." GS칼텍스 정유영업부문 CRM(고객관계경영)팀의 변주영 과장은 2002년 채용된 여성 마케팅 전문가다. 여성이 소비의 주역으로 급부상하면서 여성 소비자의 마음은 여성이 잘 안다는 경영진의 판단 아래 특별 영입된 케이스.그녀는 철저하게 소비자의 심리를 분석해 알토란 같은 여성타깃 마케팅 전략을 내놓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장치산업이라는 업종의 특성상 여성 인력이 드물었던 GS칼텍스가 여성 비중을 꾸준히 높여가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체 채용 인원 중 여성 신입사원의 비중을 20%로 늘렸다. 이 회사는 특히 할당제 등을 통해 여성을 채용하기보다 차별 없는 채용심사를 거쳐 여성인력 비율을 높였다는 점에서 20%라는 숫자에 적지 않은 의미를 두고 있다. GS칼텍스는 특히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영업부문에 여성 인력을 적극 투입해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치밀함으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해 1월 입사한 김재선 산업체영업1팀 사원은 영업직군 중에서도 가장 험난하다는 법인체영업을 담당하는 대표적인 여성 영업맨이다. 지난해 12개 회사를 대상으로 80억원의 매출을 올린 김씨는 "열과 성의만 있으면 여자라도 신규 거래처를 따내는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2002년 입사한 곽은주 정유영업부분 사원은 '금녀의 집'으로 통하던 과거의 업무영역을 무너뜨리고 MC계(주유소 마케팅 컨설팅 담당)에 등장한 첫 여성 인력이다. 그는 "다양한 영업환경에 대처하는 법을 스스로 체득하고 싶어 MC직을 지원하게 됐다"며 "회사를 대표한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GS건설도 건축 토목 플랜트 주택 등 각 현장에서 여성 엔지니어들이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치밀함이 요구되는 플랜트 분야와 여성고객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는 주택분야에서 여성의 능력이 십분 발휘되고 있다. 플랜트사업부에서는 정유플랜팀 이경숙 차장이 독보적인 여성 인력으로 꼽힌다. 이 차장은 중국 산토우를 비롯한 해외현장과 여천 등 국내 정유플랜트 현장 곳곳의 설계를 담당,정유플랜트사업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 까다로운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발빠르게 상품에 반영해야 하는 주택사업부에도 여성 인력의 활약이 돋보인다. 최근에는 주로 주부들이 아파트 구매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여성 전문인력들은 편리하고 효율적인 평면개발부터 실내 인테리어 디자인,수납공간,외부 색채 등 각 분야에서 차별화된 공간연출을 위한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다. GS리테일도 허승조 사장의 의지에 따라 여성 인력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은 여성 점장의 불모지 유통 매장에서 유일한 여성 부점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류수미 대리.GS스퀘어 백화점 구리점 식품관의 부점장을 맡고 있는 그는 남들이 힘들어 하는 일을 누구보다 먼저 나서 솔선수범함으로써 주위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