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퓨전 한방' 화장품이 20대 여성들에게 인기다. 태평양 '설화수',LG생활건강 '후' 등 기존 한방 화장품이 최소 5만∼20만원에 이르는 고가로 30대 후반∼40대 중년 여성들에게 어필했다면 '퓨전 한방' 화장품은 1만∼4만원대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20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방향 대신 허브향을 사용하고 용기도 젊은 감각으로 디자인한 점이 퓨전 한방화장품의 특징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더페이스샵코리아의 한방화장품 '수향'에서 나온 스킨 로션 크림 마스크 등은 올 상반기에만 약 57만개(약 52억원)가 팔렸다. 회사측은 "산삼추출물을 주 원료로 한 한방화장품으로 작년 8월 출시 초기 인삼계열 향이 강하다는 지적이 있어 지난 4월 오렌지 베르가못 등 과일·허브향으로 조정한 후 신세대의 인기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용기 디자인을 기존 동양적인 분위기에서 현대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로 바꾼 것도 인기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수향 제품은 가격이 1만원 선(마스크는 20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소망화장품은 한방화장품 주 고객층이 30∼40대가 아닌 20대다. 회사측은 "20대 타깃의 '다나한 영' 매출액이 30∼40대 대상 한방화장품 '다나한 수'의 약 두 배"라며 "홍삼 상백피 등 한방원료가 주 성분이지만 강한 한방향을 부담스러워하는 젊은 소비자들을 위해 은은한 허브향을 사용하고 용기 디자인도 현대적인 느낌으로 내놓았다"고 소개했다. 소망화장품은 이달 말께 20대 대상의 미백 한방 화장품 '다나한 설'을 추가 출시하는 등 20대 고객 잡기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다나한 영 제품의 주요 가격대는 2만원 선이며 다나한 설 역시 비슷한 가격대로 책정할 방침이다. 한방화장품 전문업체인 정산생명공학은 20대 타깃의 '백옥생 퓨어스노이'에서 가장 많은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회사측은 "3년 전만 해도 '백옥생 퓨어스노이'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에 불과했지만 올 상반기엔 무려 152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체의 33%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백옥생 명경지수''백옥생 화용' 등 30∼40대용 제품보다 값을 30% 이상 저렴하게 낮춰 4만원 선에 판매하면서 클렌징 제품,마스크팩 등 품목을 다양화해 신세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