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광고업계에 날씬하고 가냘픈 몸매의 모델 대신 '김삼순'스타일의 통통한 모델들이 뜨고 있다.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리얼 뷰티'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얘기다.


USA투데이는 11일 긴 다리와 슈퍼모델 같은 몸매 대신 일반인들이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보통 몸매의 모델을 활용해 광고 마케팅에 나서는 미용·건강용품 업체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브' 브랜드로 잘 알려진 유니레버는 비누 등의 피부관리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날씬한 스타일의 전통적인 모델 대신 학생,사무보조원,커피숍 점원,유치원 교사 등 보통 체형의 일반인들을 출연시켜 속옷만 입고 자연스러운 몸매를 선보이는 광고(사진)를 제작했다.


일반인들이 비현실적인 몸매를 추구할 필요 없이 실제 현실에서 아름다움을 찾도록 광고 컨셉트를 바꾼 것이다.


도브의 마케팅 담당자인 필립 해로소씨는 "최근 10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美)의 기준이 지나치게 획일화돼 있었다"며 "우리는 다양한 계층과 나이,체형별로 서로 다른 아름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현재 미국과 영국에서 이 같은 내용의 새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미국 생활용품 판매업체인 배스&보디웍스는 '현실세계의 아름다운 미국 소녀'란 브랜드의 샴푸와 로션을 다음달부터 출시한다.


회사측은 샴푸와 로션제품 겉면에 "현실세계의 아름다움이란 당신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의 모습입니다"란 내용의 광고카피를 넣을 방침이다. 이를 위해 판매가격도 4~12달러로 싸게 책정했다.


이 회사의 릭 루폴로 부사장은 "지금까지는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 미의 기준을 제시하며 진한 화장을 한 여성을 활용해 광고 마케팅활동을 해 왔으나 앞으로는 이 같은 관행을 깨는 마케팅을 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리학자이자 작가인 메리 파이퍼씨는 "미에 대한 기준을 확대해 여성들에게 현실적이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받아들이도록 격려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새로운 광고들도 아름다워지려면 자사 제품을 쓰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획일적인 기준을 강요했던 옛날보다는 확실히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