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외광고업체 프랑스 'JC드코' ]


프랑스 파리의 관문 샤를 드골 공항.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으로 연결되는 브리지를 빠져나오자 거대한 타이거우즈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컨설팅회사인 액센츄어의 광고다.


'Go On,Be a Tiger'라는 카피 아래 우즈가 매서운 눈빛으로 벙커샷을 날리고 있다.


가로,세로 각각 8m 크기의 대형 광고 패널 상단에는 JC드코(JCDecaux)라는 회사 이름이 선명하게 박혀 있다.



< 사진 : JC드코는 전세계 45개국 3500개 도시와 155개 공항에서 65만여개의 광고패널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스웨덴스톡홀름 알란다 공항에 설치된 노키다 광고. >


공항 밖 버스정류장.시내로 직행하는 버스는 20분 간격으로 도착하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다.


버스 셸터(승객대기시설)에는 버스노선도와 함께 샤넬 아르마니 등 각종 명품 브랜드의 광고 모델들이 도발적인 눈빛으로 여행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매혹적인 광고 위에도 JC드코라는 회사명이 또박또박 적혀 있다.


프랑스의 옥외광고물업체인 JC드코는 프랑스인들에게도 그다지 유명한 회사는 아니다.


소비재를 만들거나 최종 소비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하지만 프랑스인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하루에도 수십 번씩 JC드코와 마주친다.


버스정류장,공중전화 박스,심지어 공중 화장실이나 쓰레기통에서도 JC드코의 광고물을 볼 수 있다.


지난 1964년 장 클로드 드코(Jean-Claude Decaux)가 설립한 JC드코는 '거리가구(Street Furniture)'라는 새로운 광고 매체를 탄생시켜 과거엔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광고 시장을 만들어낸 회사다.


프랑스 리옹에 처음으로 버스셸터를 설치,광고매체로 이용하면서 사업을 시작한 이 회사는 현재 한국을 비롯 전세계 45개국 3500개 도시와 155개 공항에 65만8000개의 광고패널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JC드코의 광고물을 접하는 소비자는 하루에 1억7000만명을 넘는다.


JC드코는 이를 통해 지난해 16억4000만유로(약 2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불리는 파리 시내.에펠탑 샹젤리제 루브르박물관 등 역사와 낭만이 살아 숨쉬는 이 도시에 JC드코의 옥외광고들은 현대적인 감각을 불어넣고 있다.


JC드코는 시 당국과의 장기 계약을 통해 버스정류장과 같은 편의시설을 무료로 관리하며 이 시설들을 광고매체로 이용하고 있다.


패션 전자제품 영화광고까지 세계적인 회사들이 만든 세련된 디자인의 광고는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동시에 광고주들에게 만족스러운 광고효과도 제공한다.


지난해 옥외광고물협회가 영국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옥외광고에 1000유로를 투자했을 때 50만2756명이 한 번 이상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텔레비젼(11만4263명) 라디오(26만1047명)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JC드코는 거리가구뿐 아니라 버스나 지하철과 같은 교통수단,공항까지 자신들의 광고매체로 이용하고 있다.


지난 40여년간 고객들이 움직이는 곳을 부지런히 따라다닌 결과다. 최근에는 드골공항측과 합작사를 설립해 공항에 TV수신기를 제공하고 뉴스 스포츠경기 등과 함께 광고를 내보낼 계획이다.


'세계를 전시한다(Showcasing the world)'는 JC드코의 비전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성공스토리는 이 같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에서 비롯되고 있다.


파리(프랑스)=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