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 수출 '중국 경보'

GM대우의 경차 마티즈의 디자인을 그대로 베껴 문제가 되고 있는 중국의 체리자동차의 소형차 '체리'. 이 차량은 중동지역에서 대당 5000달러(5백만원)씩 팔린다.이에 반해 GM대우 마티즈의 가격은 6200~8400달러(620만~840만원).모양도 거의 같은데 가격 차이가 최고 40%나 난다.체리는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무서운 속도로 중동 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한국 자동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중국산 저가 차량이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에 속속 진출하면서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아직 초기 단계지만 중국 토종 브랜드들은 자동차의 본고장인 유럽과 미국 시장까지 넘보고 있어 장기적으로 한국차와 한판 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메이드 인 차이나’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중국차와 한판 승부 불가피

중국 토종업체 중 수출에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체리자동차.중국 토종 브랜드는 유럽과 미국을 넘보기 시작했다.

장링모터스는 지난달부터 네덜란드에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랜드윈드' 판매에 들어갔다.

9월에는 진베이자동차가 중형 세단인 '종화'를 독일에 선보인다.

홍타자동차는 내년부터 이탈리아 등에 저가 미니카를 수출할 예정이다.

2007년 미국 진출을 선언한 체리자동차는 진출 첫 해 25만대를 팔겠다는 야심찬 목표까지 세웠다.

중국업체들이 유럽과 미국시장 공략에 본격 나설 경우 현대차(207,000 -0.72%)를 비롯한 한국 업체와의 경쟁이 불가피해진다.

특히 그동안 외국 유명업체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앞선다는 점을 무기로 내세웠던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전략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KOTRA 해외조사팀 김한나 연구원은 "중국차가 중저가 및 틈새시장을 급속도로 잠식하면서 다크호스로 부상했다"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저가 이미지에서 벗어나 고급화 및 차별화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으로 품질 약점 보완

중국산 자동차의 최대 강점은 역시 원가.

중국 내 주요 자동차합작업체 근로자의 월 평균임금은 2500~4000위안선(한화 30만~48만원)에 불과하다.

토종 브랜드를 생산하는 메이커의 인건비는 더 낮다.

한국업체에 비해 제조 원가가 훨씬 덜 든다.

중국차는 한국차에 비해 떨어지는 품질을 가격 우위를 통해 상쇄하는 전략을 쓰고 있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외국 기업도 수출 본격화

중국 토종 브랜드의 저가 공세만이 문제는 아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메이저 업체들이 중국 현지에서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 만든 자동차를 수출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베이징 인근에 12억달러를 들여 소형 승용차 생산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혼다는 지난 24일 광저우공장에서 만든 소형 승용차 재즈 150대를 독일에 첫 수출했다.

혼다는 재즈의 유럽 판매량을 올해 1만대에서 2010년 5만대로 늘린다는 목표다.

GM과 포드도 중국에서 만든 소형차와 밴을 아시아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우자동차판매가 값싼 중국산 트럭을 들여오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경기가 극도로 침체된 상황인 데다 고유가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품질만 어느 정도 갖춰진다면 중국산 차량이 국내에서도 저가바람을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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