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숙 < 잡링크 대표이사 hhan@joblink.co.kr > 오래 전 일이다. 요즘같이 더운 날이었다. 점심식사를 하고 들어와서 조금 쉬려니 비서가 아이스크림 바를 하나 가져왔다. "웬일이지?"하고 묻자 비서가 웃으며 대답했다. "신입 직원 S씨가 사장님 잡수시라고 사왔대요." 더운 날 나를 생각하고 사온 그 아이스크림 바는 CEO로 일하면서 직원으로부터 받은 가장 푸근한 선물이었다. 인간이란 워낙 작은 것에 감동하고 살맛을 느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것이 곧 사랑이고,베품의 시작인 듯하다. 좋은 사람을 즐겁게 하고 도움이 되기 위해 무언가 하고 싶고,나아가서는 그 기쁨을 다른 이들과 나누고 성숙시키고 싶은 것이 봉사 활동을 자원하는 계기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내 삶에는 다행히도 그런 기쁨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들이 있었다. 지금도 우리 회사 직원들과 이 경험을 함께 나누고 있다. 성남 노숙센터에서 매달 셋 째 금요일 400여인분의 급식을 준비하고,배식하고 설거지하는 일을 시작한 지 어느덧 4년이 됐다. 직원들도 우리가 특별히 좋은 일을 하고 노숙자를 돕는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지 않다. 실은 그 안에서 우리가 배우고 얻는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지역사회 문제는 봉사활동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주민들이 자기 지역의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 일년 내내 수집한 물건들로 연중 행사를 기획하고 집행한다든가,양로원 노인들의 벗이 돼 주는 등의 자원봉사 활동이 생활화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기부'나 '봉사'를 필요 이상으로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돈 좀 생기면…,혹은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그때 가서 해야 겠다는 생각을 갖는다. 그러나 봉사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때 실행하는 것이 정답이다. 나눔 경영과 봉사를 실천하려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잭 웰치 전 GE 회장의 나눔경영도 유명하다. 주목할 만한 그의 업적 중에서 GE그룹 내 경영자클럽인 엘펀(elfun)은 개인들의 경력 발전 틀로만 존재했던 조직을 봉사활동 조직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의 자서전 첫 페이지에는 이렇게 써 있다. '이 책을 통해 얻어지는 저자의 수익금은 모두 자선단체에 기부됩니다'.벌기도 잘 벌지만 쓰기도 멋있게 쓴다. 기업 리더는 회사를 키우고 수익을 창출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자신의 능력,특권,재능,학식을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곳에 씀으로써 더욱 더 건전하고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어갈 의무가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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